(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후배들이 앞으로 내 기록을 꼭 깨주길 바란다."
2003년 이후 57회나 방북해 지난 25일 행정안전부 주관 '대한민국 최고기록 공무원 선발대회'에서 북한 최다 방문자로 선정된 통일부 운영지원과장 김기혁(47) 서기관은 27일 앞으로 남북관계가 발전해 교류가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같이 표현했다.

김 서기관은 남북 경제협력의 장인 개성공단을 방문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개성공단 착공식이 열린 2003년 6월, 현재 공단이 자리잡고 있는 부지는 황량한 벌판이었다. 때문에 역사적인 남북 공동 착공식이 포장도 안 된 도로 위에서 열려야만 했다.

그는 27일 "현대화된 요즘 개성공단을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난다"며 웃었다.
김 서기관은 2007년 12월에는 8일에 걸쳐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칼바람에 눈까지 맞으며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노반, 레일, 통신장비 실태를 점검했다.

그는 "한겨울 북한 추위에 비하면 서울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엄동설한 속에서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당시 한 팀을 이뤘던 통일부, 국토해양부, 철도공사, 현대아산 등 15명의 인원은 지금도 1년에 2차례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고 한다.

거의 '제집 드나들듯' 오간 북한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그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 서기관은 "북한 주민들은 자존심이 강하다"면서도 "우리가 이웃 대할 때도 그렇듯이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면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라 마음을 나누기 쉽지만, 내 경우에는 개인적인 만남이 아닌 업무상 접촉인데다 당국자로서 분단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친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