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30명선서 16명→10명 "재정 부담 때문에"
주민들 "차라리 공립 전환하거나 학교 신설해라"
(여수=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내 업체 근무자 자녀가 다니는 사립 초등학교가 인근 주민들의 자녀 입학을 제한하기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30일 여수 여도초교와 인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최근 학교법인 여도학원 이사회에서 재정부담을 이유로 내년 입학 신청자 31명 가운데 10명만 허용하기로 했다.
1981년 개교한 이 학교는 LG화학, GS칼텍스 등 20여개 업체 자녀가 다니고 있으며 업체들은 교사 인건비 등으로 연간 30억원 안팎을 출연하고 있다.
이 학교는 대기업의 공익 환원 차원에서 2003년부터 주변지역 주민 자녀에게도 입학을 허용, 한 학급 수준인 30여명씩 받았으나 올해 16명으로 줄인데 이어 내년에는 더 제한하기로 했다.
여도초 법인 관계자는 "현재 일반 자녀 학생에게 법인이 부담하는 전입금이 연간 4억원이 넘는 등 재정부담이 커 입학생 수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며 "정원에서 미달된 수만 일반 자녀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학교 전체 재학생 1천320여명 가운데 일반 주민 자녀는 150여명이다.
하지만 비슷한 여건인 포스코가 연간 수십억원을 출연하는 광양제철초교 등 2곳은 인근 지역 주민 자녀의 입학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데다 수업료도 전액 면제여서 비교가 되고 있다.
특히 여수시 교육청도 여도초교에 올해 교실환경 개선사업비로 5억4천만원을 지원하고 내년에도 2억여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예산까지 지원받고 있다.
여도초교 인근 학부모 대표자회 황은순(51) 회장은 "사립학교가 있는 바람에 주변에 공립학교가 들어설 수 없어 300여명의 학생들이 10여km 가량 떨어진 학교에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며 "차라리 여도초교를 공립화하거나 학교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여수교육청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12월초 까지 법인 이사회가 입학허용을 결정하지 않으면 물리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여수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인 만큼 교육당국이 이사회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대기업의 교육투자라는 명분에 맞게 이사회를 다시 열어 재심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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