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북도육청과 인근 주민에 따르면 전주시 인후동 전주생명과학고는 이 학교 골프경영학과 학생의 수업을 위해 최근 교내에 총 24억원을 들여 타석 32개 규모의 대형 골프장을 짓고 있다.
연말 완공될 예정인 이 연습장은 비거리 98ｍ, 철탑 높이 37ｍ로 웬만한 사설 골프연습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는 애초 35억원을 들여 75개 타석 규모로 지으려다가 전북도의회의 제동으로 축소된 것이다.
골프장 공사가 65%의 진척도를 보이며 모습을 드러내자 인근 모 아파트 주민과 시민단체가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학교 주변 주민으로 구성된 '전주생명과학고 골프연습장 건설 원천무효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북인권교육센터 소속 회원 20여 명은 이날 오후 전북도교육청 교육감 부속실을 점거해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 연습장 주변에는 다른 초·중.고와 주택이 있어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주민의 사생활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데도 전북교육청이 사전에 의견수렴도 하지 않고 공사를 비밀리에 추진했다"며 즉각적인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전주시내 사설 골프연습장도 많고 다른 학교에 설치된 연습장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내 한복판에 이런 대규모 시설을 짓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정상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교내에 골프연습장 설치가 불가피하며 규모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며 "소음과 불빛 등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도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연습장을 다른 데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의 행복추구권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학습권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학교 측과 주민 간 갈등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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