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서울 강동경찰서 형사과 김동하(40) 경사는 피의자로 만난 독거노인을 2년째 보살피고 있다.

김 경사와 고모(65) 할아버지의 인연은 지난 2007년 2월27일 고 할아버지가 다른 형제의 재산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을 김 경사가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김 경사는 고 할아버지를 조사한 결과 고소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 과정에서 그가 혈혈단신의 홀로 사는 노인이란 사실도 알게 됐다.

무혐의 조치된 고 할아버지는 김 경사에게 보답의 의미로 "직접 기른 농작물을 줄테니 가져가라"고 했고, 김 경사는 이를 계기로 할아버지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김 경사는 "조사 과정에서 심적으로 가까워지기도 했고, 그 집에 가보니 당뇨에 고혈압까지 있으신 분이 홀로 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후 종종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지병으로 입원한 고 할아버지를 문병하고 수시로 안부전화를 하는 것은 물론 매달 1~2차례 반찬 등을 준비해 경기 여주에 있는 고 할아버지의 집을 찾고 있다.

또 온풍기 등 가재도구를 챙겨주고 여러차례 강원도 등지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등 오히려 웬만한 친아들보다 더욱 극진히 고 할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것이 동료들의 전언이다.

김 경사는 30일 기자에게 "친부모도 있지만 딸을 친손녀처럼 예뻐해 주기도 하고 해서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뵐 생각"이라면서도 "특별히 도움을 드리는 것도 아닌데 바깥에 알려져 부끄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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