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국외국어대(총장 박철)가 자체 개발한 어학시험인 '플렉스(FLEX, Foreign Language Examination)' 중국어 시험의 졸업요건 점수를 낮췄다.
시험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내부 지적도 있었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일자리를 얻고도 학교 어학 시험을 패스하지 못해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의 하소연도 작용했다.
2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단과대인 중국어대학은 최근 교수회의에서 난도의 상승 등을 고려해 플렉스 중국어 시험(1천점 만점)의 졸업을 위한 합격 점수 기준을 700점에서 600점으로 100점 완화하는 방안이 통과됐다.
한국외대가 1999년 개발한 플렉스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7개어에 걸쳐 시행되고 있으며 전공 언어별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등의 영역을 평가한다.
이 대학 언어별 학과 학생들은 해당 언어의 플렉스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어야 졸업할 수 있다.
그러나 취업난을 뚫고서도 플렉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졸업 요건이 안 되는 학생이 해마다 발생하자 학내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합격 점수를 낮춰달라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랐다.
이 대학 중국어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취업을 했음에도 졸업이 힘들어진 학생들이 모여 학과장 면담을 추진하려 했지만 그전에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고충을 먼저 알았는지 교수회의를 통해 졸업요건을 완화시켰다"고 반겼다.
대학 측은 이번 완화된 기준을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대학의 이 같은 방침에 학내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환영한다', `학교 측에 감사한다'는 반응과 함께 다른 언어 시험의 합격 기준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어대학 관계자는 "경제난으로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내 시험 때문에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충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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