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챔버싱어즈 '아! 숭례문아' 세계 초연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모든 국민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 숭례문이 불탈 때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이 곡이 불타버린 숭례문에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 2월 화마에 휩싸여 문루(門樓)가 소실된 숭례문에 헌정하는 합창곡이 작곡돼 오는 8일 저녁 7시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초연된다.

코리아챔버싱어즈(지휘 김동현)는 이날 제7회 정기연주회를 열어 중진 작곡가 김은혜(수원대 교수)가 작곡한 '아! 숭례문아'를 선보인다.

6분 분량의 이 곡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네 성부로 구성된 혼성 합창곡으로 숭례문을 잃은 비통함과 새로운 탄생에 대한 기원을 장엄한 선율로 담아냈다.

'찢어지는 이 가슴 불타버린 자존심/ 온백성아 땅을치며 울어라/ 천년을 울어도 못다울 이 피눈물 어찌할꼬/ 천추의 한을 어찌할꼬/ 아 숭례문아 고이잠드소서/ 다시 우뚝 서 새영광으로 빛날 때까지…'로 진행되는 가사는 음악평론가 탁계석이 썼다.

김은혜 교수는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너무 충격을 받아 곡을 쓰기로 결심했다"며 "짧은 분량의 곡이지만 고통을 당한 숭례문의 넋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가 난 직후 탁계석 선생님에게서 시를 받아 1년 전쯤 완성했지만 그동안 합창단을 구하지 못해 소개할 기회가 없었다"며 "늦게나마 세상에 빛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가사는 비장하지만 화음은 너무 무겁지 않게, 듣기 어렵지 않게 썼다"며 "많은 사람이 곡을 듣고, 숭례문과 우리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십이지(十二支)를 주제로 한 음악을 발표하는 등 대중과 활발히 소통해 온 그는 숭례문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2년에 맞춰 '숭례문 칸타타'도 준비하고 있다.

"원래는 진혼곡인 레퀴엠 형식으로 쓰려고 했지만, 다시 태어나는 거니까 부활의 의미가 담긴 칸타타가 적합할 것 같아요. 씻김굿 리듬을 가미하고, 동양과 서양의 음악을 아우르는 1시간 분량의 곡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칸타타는 보통 독창, 중창, 합창, 기악 반주로 이뤄진 성악곡 형식을 일컫는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아! 숭례문아'를 비롯해 한성훈의 '하늘빛 너의 향기', 우동희의 '별들은 따뜻하다', 루터의 '어린이를 위한 미사' 등 다양한 노래가 소개된다.

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이 특별 출연하고, 피아노 김상희 이은영, 오르간 김명옥, 소프라노 박미자, 바리톤 김정승 등이 무대에 함께 선다.

1만원. ☎02-583-6295.

(사진설명= 작곡가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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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02 11: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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