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 남구 구 금고를 담당할 금융기관 선정이 원칙 없는 행정 탓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구 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심사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각 항목의 배점을 일부 조정하고 광주은행을 최종 선정한 것은 지난달 30일.

이 과정에서 평가 항목에 대한 배점과 기준 등이 일부 조정이 됐다. 문제는 이날 배점 기준 변경 등에 대해 탈락한 농협 광주지역본부가 이에대한 적법성을 따지면서 확산됐다.

농협 광주본부는 "심의·평가만 할 수 있는 심의위가 마음대로 평가기준을 변경했다"며 이날 금고 선정에 대한 효력정지 및 무효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특히 문제가 이렇게 확대된 것은 구 금고 선정 과정에서 보여준 남구의 '무원칙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구는 지난해 10월 광주은행과 농협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구 금고 선정 평가기준, 절차 등에 대해 공지했다.

구는 이 평가기준으로 지난달 11일 첫 심의위를 열어 선정작업에 들어갔지만 일부 심사위원들이 "평가기준이 한 금융기관에 편파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구는 이렇게 되자 이 기준안을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평가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지난 30일 다시 심의위를 개최했으나 결국 심의위에서 배점이 조정됐다.

남구는 애초 행안부 기준 등에 근거해 공정하게 기준을 마련했다면서도 문제가 제기되자 유권해석을 의뢰해 신뢰성에 의문이 들게 한데다 행안부의 '문제없다'는 해석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평가기준을 변경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렇게 구청 측의 행정이 원칙 없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일부 심사위원들의 명단이 공개됐고, 이 과정에서 서로 특정 업체를 도와주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조례에 규정된 선정 기일까지 넘겨버린데다 법적소송까지 겹쳐 구 행정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참여자치21 오미덕 사무처장은 2일 "공정한 원칙을 마련해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는데 자꾸 무슨 '그림'을 그려놓고 진행하니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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