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략의 핵심은 출구전략의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일 아프가니스탄에 3만명의 병력을 증파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한편 18개월 후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출구전략도 함께 밝혔다.

미 행정부가 3개월간의 숙고 끝에 마련한 새 아프간 전략은 그러나 그 결과에 관계없이 아프가니스탄과 오바마 행정부에 하나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지는 지적했다.

CSM은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새 아프간 전략의 골자를 출구전략의 가시화 등 5개 부문으로 정리했다.

▲출구전략의 가시화
새 아프간 전략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7월까지는 '아프간에 대한 미국 공약의 종식'을 시작하기로 약속한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출구전략 시행에 조건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아울러 18개월후부터 미군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 전략의 이 조항은 이미 일부 보수파들 사이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수파들은 이것이 자칫 반군들에게 미군철수 시까지 기다리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 관리들은 이는 미군으로 하여금 2011년 7월까지는 아프간 치안상황을 안정시키고 아프간군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목표시한을 부여한 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프간 병력 증강
미국 전략의 상당 부분은 아프간군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미군이 궁극적으로 철수하려면 아프간군의 증강이 긴요하다며 행정부에 아프간군의 훈련을 새 전략의 핵심 내용으로 다루도록 주문해왔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현재 아프간 군과 경찰 병력 규모를 40만명으로 늘릴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한꺼번에 아프간 병력을 늘리기는 힘든 만큼 단계적인 훈련과 상황평가 등을 통해 병력을 늘린다는 행정부의 방침이다.

▲신속 배치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에 지친 미국민들에게 성공을 보여달라는 압력 속에서 아프간에 대한 병력 증파를 가능한 조기에 단행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 지난주 국방부에서 밝힌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새로운 전략은 향후 8개월 사이에 3만명을 추가 배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아프간 내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매우 '의욕적인' 것이다.

이라크의 경우 2007년 3만명을 증강배치하는데 5개월이 걸렸으나 이는 상당부분 이라크 내의 양호한 도로망과 인접 쿠웨이트의 협조, 그리고 항구시설 등 덕분이다.

내륙에 둘러싸인 아프간은 빈약한 도로망과 함께 미군들에게 이라크와 같은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정부)의 역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는 그동안 무능과 부패 등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갈 수 있는 신뢰할만한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간주하고 있다.

미 관리들은 그러나 현재로서 카르자이 대통령과 관계를 재구축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협상과 회유, 또는 압박 등을 통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보다 효율적인 정부를 주문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프간의 안정적인 정부 수립을 위해 이라크의 경우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으나 한편으로 '궁극적으로 아프간에 대한 책임은 아프간 정부와 국민에 있음'을 주지시켰다.

▲ 군지휘관 의견 부분적 수용
맥크리스털 사령관은 4만명의 증파를 요청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3만명 증파를 결정함으로써 병력 규모면에서 비교적 중간선을 택했으며 상당부분 게이츠 국방장관의 제안을 수용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새로운 전략은 병력 규모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반군소탕 작전 자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주민이 안전을 확보하고 반군을 압박하며 아프간군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병력 규모가 중요한게 사실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3만명 증파에 앞서 이미 취임 이후 3만2천명을 아프간에 파견한 바 있다.

아프간 전투는 그동안 충분치 못한 자원을 갖고 수행한 것으로 비판을 받아왔지만 앞서 증강분을 감안하면 이번 아프간 증파는 지난 2007년 조지 부시 행정부하에서 단행된 이라크에 대한 3만명의 증파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이다.

yjy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