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정권 하에 자행된 독가스 공격 때 가족과 생이별한 갓난아이가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 어머니와 21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이란에 거주하는 알리 푸르(21) 씨는 지난 5일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 할라비아에서 어머니 파티마 모하마드 살레(59) 씨를 21년 만에 만나자 감격에 젖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6일 전했다.

이 가족에 불행이 닥친 것은 1988년 이라크군의 독가스 공격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라크 군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쿠르드족이 이란을 도왔다는 구실로 쿠르드지역에서 독가스 공격을 자행했다.

독가스 공격으로 5천600여명이 숨졌고 푸르 씨의 형제자매 6명과 아버지도 이때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 살레 씨는 "독가스 공격 당시 짐나쿠(푸르의 아기 때 이름)를 안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다른 아들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며 "아이들을 살리려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나도 정신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푸르 씨는 독가스 공격 직후 마을에 도착한 이란군 병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뒤 이란 고아원으로 넘겨졌고 이후 이란인 가정에 입양됐다.

6살 때 자신이 이라크 쿠르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양부모로부터 전해 들은 푸르 씨는 넉 달 전 양어머니가 숨지자 외로움을 느끼다 가족을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란 정부와 할라비아 지방 정부와 접촉, 자신의 어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DNA 분석결과 살레 씨의 아들이 맞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결국 어머니를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어머니 살레 씨는 "이 모든 게 꿈만 같다"며 "아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신의 은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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