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언론인 모임서 강연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5일(현지시간) 적들의 심장부 워싱턴에 입성, 평소에 각을 세워오던 언론인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의 연례 겨울 만찬에 연사로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대선 유력 주자 시절에 이 클럽을 방문한 바 있다.

페일린은 평소에 자신에게 적대감을 표했던 언론인들에게 이날은 농담을 던지며 다가갔다. 그는 "종종 당신의 직감을 믿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결국 이런 곳에 서게 된다"고 말했다.

페일린은 수도 워싱턴의 정치가와 언론인들을 종종 동물 정도로 비하하는 발언을 해왔으며 워싱턴을 방문하는 일도 흔치 않다.

페일린은 "선거 결과가 달랐더라면 내가 금융구제안 서명을 감독하고, 조 바이든 부통령이 'Going Rogaine'이라는 자서전을 길에서 팔고 있을 텐데…"라며 농담을 던졌다.

로게인(Rogaine)은 모발 재생 약품으로 자신의 자서전 제목인 '불량해지기: 미국인의 삶(Going Rogue:An American Life)'를 살짝 바꿔 머리숱이 적은 바이든 부통령을 비꼰 것이다.

존 매케인 대선후보와 불화 문제에 대해서도 미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그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지금의 자서전 투어를 지난해 유세 경험에 빗대면서 "버스 안에서 보는 경관이 버스 아래서 보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페일린은 대선 출마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6일에는 아이오와주에서 자서전 출간 홍보 투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 대선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곳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알고자 대선주자들이 종종 방문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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