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활동 시한 내에 진정된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게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했고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젠 사망자들이 국립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게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어야 합니다."

이번 달 말로 활동을 끝내고 해체되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윤원중(65) 위원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활동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6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돼 초대 이해동 위원장을 거쳐 올해 초 임명된 윤 위원장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군의문사위는 지난 4년간 600건의 진정사건을 접수받아 41%인 246건의 진상을 규명했다.

관련자 입대기록 미확보 등 증거부족으로 인한 사건규명 `불능'은 전체의 8%였고, 나머지는 유족에 의한 취하와 기각, 각하 판정을 각각 내렸다.

윤 위원장은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600건을 모두 처리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사망한 장병들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를 다룬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활동을 종료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1년간 위원회 2기를 이끌고 조직이 해체하게 됐는데 소감은.

▲열심히 해서 나름의 보람은 있는데 돌아가신 장병들의 국립묘지 안장문제를 다룬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완전히 처리가 안돼 아쉬움이 남는다. 법안이 꼭 처리되어서 장병들과 가족이 편히 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 활동의 4분의 3이 진상규명이라면 나머지는 규명된 사건이 잘 마무리돼 사망자들이 국립호국원에 안장되는 것이다. 사건 규명도 중요하지만 규명된 사건의 마무리도 중요하다.

--지난 4년간에 걸친 활동의 성과를 정리해달라.

▲4년전 출범당시 600건의 진정사건을 접수했다. 3년간 395건을 처리하고 올해초 205건이 남았다. 그것을 한 건도 남김없이 다 처리했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나 다른 기관을 통틀어 이런 성과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600건 중 41%인 246건의 진상을 밝혀냈고, 너무 오래된 사건이어서 증인이 부족해 도저히 파악할 수 없었던 `불능' 처리된 사건들이 있는데 모두 40여건이다. 이들은 주로 6.25 직후 일어난 사건들인데, 갖은 조사 했는데 개연성은 있지만 입대기록이나 동료를 못 찾은 것들이다. 나머지는 취하와 기각된 사건들이다. 전체적으로 8%의 `불능'사건을 제외한 92%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4년 한시적인 조직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권한이나 시한 문제 등 한계성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 발걸음을 빨리하고 더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처리 사건이 있다면.

▲1977년 변사 처리됐던 박모 이병 사건을 조사한 결과 선임자에 의한 타살로 밝혀졌고, 1959년 김모 이병의 장파열 사망사건도 사단 체육대회에서 상대선수로부터 복부를 가격당해 숨진 것으로 밝혀지는 등 변사에서 타살로 규명된 사건들이다.

개그맨 김정렬씨의 형인 성환씨의 구타사망을 밝힌 것도 기억에 남는다.

--활동기한 연장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나.

▲우리가 일을 느슨하게 했다면 우리 기관의 존속기한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나 직원들은 기간 내에 해결하는 것만이 국가와 민족에 대한 태도라 생각했고, 거기엔 추호도 우리의 이익은 없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이제 국립묘지법 개정법안 국회 통과와 관련해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음양으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이제 군의문사위의 활동은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로 흡수되나.

▲정해진 것은 없다. 행정부 파견 직원들은 복귀하고 자체 충원했던 직원들도 각자 길로 간다. 열심히 했던 직원들이 응분의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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