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 前충칭시 사법국장.조폭 두목들 외부 변호사 도움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조직폭력배를 감싸고 이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상납받은 혐의로 낙마한 원창(文强.54) 전 충칭(重慶)시 사법국장이 재판을 앞두고 베이징(北京)의 유명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변호사인 양광셩(楊광<石+廣>生)이 원창의 변론을 맡기로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문회보(文匯報) 등 홍콩신문들이 7일 중국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모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원창을 면회한 양 변호사는 그러나 원창을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양 변호사는 또 원창에 대한 재판이 언제, 어느 지역에서 열리게 될지에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양 변호사는 최고인민검찰원(대검찰청에 해당)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이징의 저명한 변호사다.
원창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가 `범죄와의 전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폭력조직 비호와 뇌물수수 등의 비리 혐의가 드러나 지난 8월 체포돼 쌍규(雙規)처분을 받았다. 쌍규란 공산당 당규를 심각하게 위반한 당원에 대해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원창은 16년 동안 충칭시 공안국 부서기를 거쳐 지난해 7월 검찰조직을 지휘하는 사법국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원창은 현재 충칭시와 가까운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조만간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중국 신문들은 전했다.

원창 이외에 구금된 조직폭력배 두목의 상당수가 충칭시가 아닌 다른 지역의 변호사들에게 변론을 맡기기로 했다.

수뢰혐의로 낙마한 무수이신(慕綏新) 전 선양(瀋陽)시장에 대한 변론을 맡았던 쉬란팅(許蘭亭) 변호사는 부동산 재벌이자 조폭 두목인 천밍량(陳明亮)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범죄와의 전쟁'으로 재판을 받게 된 충칭시의 전직 고위관리들과 조폭 두목들이 충칭시 밖 변호사들의 조력을 받는 이유는 유명 변호사들에게 변론을 맡기는 게 재판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충칭시의 다른 변호사들이 사건수임을 꺼리는 이유도 있다고 홍콩 언론은 분석했다.

충칭시민이 인터넷에 글을 올려 "조직폭력배들에 대해 법률자문을 하지 말라"고 변호사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말 충칭시 당서기로 부임한 보 서기는 지난 6월 측근인 왕리쥔(王立軍)을 새로운 공안국장에 기용한 뒤 대대적인 폭력조직 소탕작전에 나서 원창과 조직폭력배 두목 14명을 포함해 2천900여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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