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옛 도청 별관 보존문제로 공사 `지연'
문화전당 채울 문화콘텐츠 개발 주력해야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문화의 시대는 광주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지난 2005년 12월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목청 높여 광주의 미래를 발표했다.

`민주의 성지'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우뚝 서리라는 광주시민의 희망은 그로부터 꼭 4년이 지난 오늘도 변함이 없지만, 문화수도의 열망을 담고 성장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5월 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옛 전남도청 부지에서는 우렁찬 중장비 소음을 듣기 힘들다.

광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짓는 동시에 5.18의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역사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논란으로 광주는 약 2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해야했다.

문화수도 광주 건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문화수도를 향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문화수도를 향한 광주의 발걸음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희망을 읽어본다.

◇문화수도 광주..그 힘찬 발걸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골자로 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02년 12월14일 당시 대선 후보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됐다.

이후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와 추진기획단이 꾸려지고 국제건축설계 공모를 통해 재미교포 건축가 우규승씨의 '빛과 숲'을 선정했다.

2005년 12월7일 노무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일부에서는 사업 추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정부는 지난해 6월10일 옛 전남도청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수도 조성사업의 핵심사업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이 열렸다.

2023년까지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문화중심도시사업은 예향과 의향의 도시 광주에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랜드마크 논란과 도청별관 보존 문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의 심장인 무등산을 잘 드러내고 역사적 현장인 전남도청을 보존하기 위해 지하로 들어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일부에서 `광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상징건축물)가 없다'며 3천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나 대형 박물관 건립을 주장하고 518m짜리 탑을 쌓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면서 건립사업이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2006년 9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논란이 잠잠해졌으나 이번에는 도청 별관 보존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6월 5.18 단체들은 철거 예정이던 옛 도청 별관에 대해 "시민군의 마지막 항전 장소로 역사적인 가치가 큰 만큼 보존해야 한다"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건립공사는 중단됐으나 해법을 찾으려고 나선 시민사회단체들이 별관에 구멍을 뚫는 `오월의 문'과 `3분의1 존치안' 등을 내놨고, 결국 부분 보존키로 하면서 1년여만에 공사를 재개하게 됐다.

◇문화수도 광주의 과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광주는 7개 문화권으로 나뉘어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거듭나는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문화전당은 광주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를 대표할 문화발전소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를 담을 `그릇'이 문화전당이라면 그릇을 채울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기획한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나 아시아 설화와 관련된 스토리텔링 개발 등 이미 시작한 사업도 눈에 띄지만, 전당 건립 못지않게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문화미래의 첨단 문화산업을 이끌고 기술개발을 담당할 문화콘텐츠(CT) 연구원도 광주에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광주ㆍ전남문화연대 김지원 사무국장은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확보하고 개발하려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한다"며 "문화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아시아문화개발원이나 문화콘텐츠연구원을 통해 연구용역과 기획, 행정 등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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