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의 희생과 학생의 열정이 빚은 혼합물"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봉사, 학생들의 열정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북 익산의 원광여고 김정경(53) 교장은 9일 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심포지엄'에서 자교(自校)가 우수학교의 모범사례로 꼽힌 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교장은 "15년째 진행하는 '우수학생 주말반 수업'과 '수준별 이동수업', '선택형 방과 후 학습' 등 창의적이고 차별화한 수업방식이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며 비결을 털어놨다.

1960년 원불교 재단이 설립한 원광(圓光)여고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익산에서는 변변찮은 학교였다. 당시 전북 도내의 명문이었던 같은 지역의 이리여고, 이일여고의 그늘에 가려 명맥만을 유지하는 것만도 버거울 정도였다.

이러한 원광여고에 새 바람 불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그동안 기가 죽어 있던 교직원들 사이에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한번 힘을 합쳐 해보자!"라는 위기의식이 발동했고, 이때부터 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시작됐다.

그때부터 15년째 이어진 '우수학생 주말반 수업'은 물론이고 '수준별 이동수업'과 '선택형 방과 후 학습' 또한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크게 이바지를 했다.

김 교장은 "전체 52명의 교사 중 담임을 맡은 24명의 교사 대부분이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남아 학생지도에 온 힘을 기울인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재단의 간섭을 철저히 배제한 투명한 인사제도 역시 교직원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였다. 매년 직선으로 선출된 7인의 평교사가 참여하는 인사에는 재단 관계자는 물론 교장 또한 관여할 수 없다.

교직원 사이에 희생과 봉사정신이 흐르고 신뢰가 쌓이자 학부모와 학생들 또한 관심과 열정을 보였다.

"원광여고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0여 년 전부터는 익산지역에서 우수학생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결국 명문여고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이 학교에서만 28년째 학생을 지도해온 박원준(56) 교감은 "인성을 중시하는 원불교의 기본 철학을 항상 교사들이 가슴에 품고 있다"면서 "'교육으로서 은혜에 감사하자'는 뜻을 담은 '교육대불공'이 원광여고 교사들의 가장 큰 이념일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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