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일봉 청장 "심의위 멋대로 변경, 문제 있다"
일부 심사위원 "배점 변경 가능, 차라리 수사받겠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 남구가 특혜논란이 일었던 구금고 운영 금융기관 선정을 일단 미루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심의위원들이 "선정 절차에 문제가 없다"며 자진해서 수사를 의뢰하기로 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황일봉 남구청장은 10일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 금고지정심의위원회에서 구청장이 결정한 평가기준을 멋대로 변경하고 변경된 기준으로 심의가 이뤄진 만큼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계약을 보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심의위 권한은 구청에서 정한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으로 각 금융기관이 제출한 제안서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평가해야 한다"며 "제안서를 확인.심의.평가 기능만 있는 심의위가 권한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재공고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의위원 선정 후 구 금고를 다시 선정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심의위원들이 애초 평가기준에 따라 구 금고를 선정할 것인지, 또 다른 대안은 없는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은 이날 심의 평가표를 공개하고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등 일부 평가기준이 수정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구 금고지정심의위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어 논란 끝에 각 항목에 대한 배점을 일부 조정했고, 이기준에 따라 광주은행이 선정됐다.

그러나 탈락한 농협 측이 "심의·평가만 할 수 있는 심의위가 멋대로 평가기준을 변경하는 등 행안부 지침을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

또 황 청장의 주장에 대해 일부 심사위원과 광주은행 측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 심사위원은 "심의위에서 평가기준이 아닌 배점기준을 조정했고, 이는 규정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황 청장이 원하는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반발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도 "법적 절차와 관계없이 행정 절차는 진행돼야 한다"며 "심의위에 남구 공무원 3명이 포함됐고, 당시 이들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선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 금고 선정과 관련, 최근 광주지검이 구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 착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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