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4ㆍ5권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리 말글 살리기에 평생을 바친 아동문학가 고(故) 이오덕(1925∼2003) 선생의 대표작인 '우리글 바로 쓰기'(한길사 펴냄) 4, 5권이 새로 출간됐다.

'우리글 바로 쓰기'는 우리 말글이 한자와 일본어, 영어 등에 시달려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내용으로, 1989년 나온 1권부터 1995년 나온 3권까지 개정, 증보를 거듭하며 25만 부가량 팔렸다.

4, 5권은 선생의 미출간 원고들을 엮은 것이다. 4권에는 한자병용이나 영어 공용어에 반대하고 외래어와 맞서는 내용이 주로 담겼고 5권에는 어린이를 위한 살아 있는 글쓰기와 풍부한 사례가 실렸다.

책에는 겨레가 써온 '깨끗한 말'을 들온말(외래어)이 더럽히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비상(飛上)'은 '날아오름', '호우(豪雨)'는 '큰비', '게임(game)'은 '놀이'나 '경기'로 쓰면 충분한데도 한자어나 외래어를 흔히 쓴다는 것.

우리가 바른말로 잘못 알고 쓰는 예도 지적한다. '고수부지'가 일본말에서 온 터라 '둔치'로 대신하는데 이는 두 말이 가리키는 곳이 다르므로 잘못됐다. '고수부지'는 큰물이 져 강물이 불었을 때 물이 잠기는 곳이고 '둔치'는 늘 흐르는 강물이 땅에 닿는 곳이므로 '고수부지'는 '강터'로 바꿔 써야 옳다.

선생은 4권 머리말로 실린 글에서 "배달말이 지금 아주 형편없이 짓밟히고, 가리가리 찢기고, 볼썽사납게 일그러져서 죽어가고 있다. 중국 글, 일본 글, 서양 글에 얼이 빠져서 우리 말 우리 글에는 등을 돌렸다"며 "배달겨레 여러분, 제발 우리말 좀 합시다"라고 말했다.

4권 672쪽, 2만원. 5권 528쪽,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