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0년 클래식 무대>

불황과 신종 플루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침체에 빠졌던 국내 클래식 무대가 2010년 새해에는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클래식 잡지 그라모폰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은 네덜란드 로열 콘서트헤보우가 11월 내한공연을 펼치는 것을 비롯해 수준급 교향악단이 줄줄이 내한하고,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도 수준 높은 무대를 꾸민다.

특히 내년은 쇼팽과 슈만이 나란히 탄생 200주년, 말러가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라 이들 음악가를 기념하는 연주회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또, 창단 45주년을 맞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창단 25주년에 접어드는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다양한 기념 공연을 기획하고 있어 클래식계는 모처럼 풍성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기획사와 공연장이 밝힌 내년 공연 계획을 소개한다.
◇쇼팽ㆍ슈만 탄생 200년, 말러 서거 150년= 동시대에 활동하며 피아노와 실내악 부문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남긴 쇼팽과 슈만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이들의 작품이 어느 때보다 자주 무대에 오른다.

금호아트홀에서는 쇼팽과 슈만의 피아노곡과 실내악 작품으로 채우는 '쇼팽 특집'(4월22-6월3일), '쇼팽과 슈만 사이'(6월10-17일), '슈만 특집'(6월24-7월29일)이 이어진다.

피아니스트 한동일, 박종화, 허원숙, 유영욱, 손열음, 김규연, 피터 야블론스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실내악단 트리오 탈리아 등이 참여한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임헌정)는 슈만,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흠모했던 브람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슈만&브람스 페스티벌'을 8회에 걸쳐 펼친다. 1월29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첫 공연에서는 슈만의 '교향곡 2번'과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함께 들려준다.
교향곡 부문에서 새 지평을 연 말러를 탐구하는 음악회도 잇따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정명훈)은 말러 탄생 150주년인 내년부터 서거 100주기인 2011년까지 말러 교향곡 전곡을 순례한다.

말러 '교향곡 2번-부활'(8월26일)을 시작으로, '교향곡 10번'(10월7일), '교향곡 1번-거인'(11월3일), '교향곡 3번'(12월30일)을 2010년에 소화하고, 나머지 곡들에 대한 연주를 2011년 완성한다.

대전시향(지휘 장윤성)과 부산시향(리신차오) 등 지역 오케스트라도 말러 교향곡 연주에 나설 계획이다.

◇풍성한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 안스네스가 지휘하는 노르웨이안 체임버오케스트라(3월27일, 예술의전당)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4월30-5월1일, 세종문화회관)의 내한 공연이 열린다.

5월에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5월3일, 예술의전당), 로저 노링턴이 지휘하는 슈투트가르트 라디오심포니 오케스트라(5월6일, 성남아트센터), BBC심포니 오케스트라(5월16일, 예술의전당),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5월29일, 예술의전당)의 공연이 밀집해 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9월17일, 예술의전당), 이반 피셔가 지휘하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10월8일, 성남아트센터), 버밍엄 시립교향악단(10월26일, 예술의전당)의 연주가 이어진다.

얀손스가 지휘하는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11월12-13일, 예술의전당), 이스라엘 필(11월13일, 세종문화회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11월21일, 예술의전당)도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해외 연주자 내한 = 중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첸시의 리사이틀(1월26일, 호암아트홀), '호로비츠의 환생'이라고도 하는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첫 내한 독주회(2월27일, 성남아트센터)가 열린다.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독창회(3월18일, 고양아람누리), 피아노 '여제' 아르헤리치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4월9일, 세종문화회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4월26일, 장소 미정)의 공연이 이어진다.

'괴력의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협주곡 콘서트(4월27일, 예술의전당),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가 피아니스트 마르쿠스 베커와 함께 펼치는 듀오 리사이틀(4월28일, 호암아트홀),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 하프시코드 연주자 트레버 피녹, 첼리스트 조너선 맨슨의 트리오 연주회(5월22일, 예술의전당)가 예정돼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영국 체임버오케스트라 ASMF가 함께 꾸미는 음악회(6월22일, 예술의전당),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의 피아노협주곡 콘서트(6월23일, 예술의전당),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리사이틀(10월31일, 예술의전당),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독창회(11월27일, 고양아람누리),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12월4일, 예술의전당)도 선보인다.
◇한국 연주자들의 무대= 임동혁 리사이틀(2월27일, 예술의전당),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3월5일, 예술의전당), 세종솔로이스츠의 실내악 연주회 '빨간머리 신부 시리즈'(6월15일ㆍ10월26일, 호암아트홀)가 펼쳐진다.

정명훈, 양성원 등 스타 연주자 7인이 뭉쳐 실내악을 들려주는 '7인의 음악인들'(8월31일, 예술의전당)이 지난해에 이어 관객을 만나고, 중진 피아니스트 이경숙은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9월14-18일, 호암아트홀)를 진행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리사이틀(10월4일, 호암아트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리사이틀(10월22일, 호암아트홀),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11월27일, 예술의전당)이 이어진다.

(사진= 정명훈, 세종솔로이스츠)

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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