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첫 연임 한국외대 박철 총장

"외국인비율 30% 이상으로, 송도캠 내년부터 건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28일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구소련연방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언어학과를 더 만들어 최대 60개까지 외국어과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45개 외국어를 교육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언어는 다 교육시키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장은 또 모든 재학생에게 8학기 중 1학기 동안 외국파견 기회를 주는 '7+1' 제도와 이중전공 의무화, 외국어 2개 졸업인증제의 정착 등을 첫 임기 동안의 성과로 꼽았다.

이달 치른 차기 총장 선거에서 당선돼 외대 역사상 첫번째 연임 총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 박 총장은 내년 3월1일부터 4년간 두번째 총장직을 수행한다.

박 총장은 외국인 학생 비율과, 한 학기 이상 외국대학을 다니는 국내학생 비율을 모두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음은 박 총장과 일문일답.

-- 외대 역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총장이 됐다. 소감은.
▲ 4년 성과가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쁘고 교수, 학생 등 학교 구성원에게 감사한다. 4년 전 총장이 됐을 때는 들뜬 기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더 느낀다.

-- 임기중 대학을 운영하면서 역점을 둔 점은.
▲ '외대다운 외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모든 학생에게 8학기 중 1학기 동안 외국파견 기회를 준다는 '7+1' 제도와 이중전공 의무화, 외국어 2개 졸업인증제의 정착 등 3개 부문에 중점을 뒀다. 외형적으로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추진, 용인 영어마을 착공 등의 성과도 있었다.

-- 두번째 임기때는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유능한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 1970~80년대 수출성장기에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데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지닌 외대생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수출역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유엔 등 각종 세계기구와 저개발 국가에서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인성과 외국어 능력, 전문지식 교육에 힘쓰겠다.

-- 신설을 계획 중인 학과를 밝힌다면.
▲ 1954년 5개 외국어 학과로 출범했고, 현재 45개 외국어 교육을 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와 리투아니아 등 옛 소련연방에서 독립국가로 떨어져나온 국가들의 언어학과가 없다.

외국은 국가에서 외국어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지만 한국은 정부의 지원이 좀 아쉬운 면이 있다. 정부에서 외대를 국책대학으로서 지원해 준다면 최대 60개까지 외국어학과를 늘려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언어는 다 교육하려고 한다.

-- 자체 개발한 어학시험인 '플렉스'가 아직은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대책은.
▲ 언어교육을 하면 그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플렉스를 만들었다. 영어를 포함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시험 등이 국가공인을 받았다. 현재 45개 외국어 중 20여개 언어는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문제은행 풀이 돼 있다. 앞으로 집중적으로 투자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시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 송도캠퍼스 건립 추진 현황은.
▲ 내년부터 캠퍼스 건설을 준비하려고 한다. 송도캠퍼스에는 외국어분야 특성화 대학에 맞게 글로벌캠퍼스가 들어설 것이다. 통·번역센터와 국제비즈니스센터, 한국어문화교육원 등 학교 부속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3-3-3-3' 정책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 외국인 전임교원과 원어강의, 외국인 학생, 한 학기 이상 외국 대학에서 다니는 국내학생 비율을 모두 30%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3-3-3-3' 정책이다.

다음 임기 동안 아직 달성 못한 외국인학생, 한 학기 이상 외국 대학에서 다니는 국내학생의 비율을 모두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하겠다.

외국인 학생 유치 등을 위해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만들 계획이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