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국내 유명 참치회사들이 어획한 참치 원어를 하역과정에서 빼돌린 혐의로(특수절도 등) 절도 총책 장모(55), 계량소 대표 임모(59), 장물처분책 조모(38)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장물처분책 이모(50) 씨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달아난 운반지휘책 유모(45) 씨를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와 임 씨 등은 지난달 11일 오전 11시께 참치회사인 S산업이 부산 감천항에서 참치원어 하역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공모한 유 씨에게 냉동차를 보내게 한 뒤 어획 무게를 속여 참치 47마리(2천334kg.시가 8천700만원 상당)를 빼돌리는 등 지난 2년동안 같은 수법으로 수백 여차례에 걸쳐 참치 547t, 시가 202억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 등 장물업자 4명은 부산과 경기지역에 수산물 가공업체 또는 냉동창고를 운영하면서 장 씨 등이 빼돌린 참치를 시가보다 30% 싼 가격으로 구입한 뒤 유통업체를 통해 일본으로 수출하거나 전국의 참치전문집, 일식집에 팔아 지금까지 6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장 씨 등은 어선에서 참치를 하역하면 계량소를 운영하는 임 씨에게 연락, 계량소에서 실제 무게보다 적은 허위계량증명서를 발급하게 한 뒤 줄인 무게만큼의 참치를 냉동창고 입고 직전에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도로상에서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참치 가운데 가장 가격이 비싼 눈다랑어를 주로 골라 훔쳐왔으며, 원양참치잡이 업체의 눈을 속이기 위해 냉동차의 봉인은 그대로 놔 둔채 봉인 주변의 볼트를 아예 풀어 적재함을 여는 대범하고 치밀한 수법으로 수년간 절도 행각을 벌여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또 계량지휘책, 현장지휘책, 운반지휘책 등 참치 하역후 냉동창고까지 이동 경로에 따라 철저한 역할을 분담하는 등 기업형태의 절도단을 운영해 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10여년 전부터 이 같은 절도행각을 벌여왔다는 일부 진술로 미뤄 이번에 적발된 것보다 업체의 피해액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장물업체 외 부산의 H사 등 장물 매입이 의심되는 10여개 수산물 유통업체와 수산물 계량업체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곽명달 광역수사대장은 "수산물 하역때 무게 측량을 하는 계량소 업체만 끌어들이면 얼마든지 절도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계량업소에 대한 허위계량을 막기 위한 시스템 개선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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