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오는 5월 20일 개막하는 2010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를 앞두고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아이린 나티비다드 GSW 회장 등 주목받는 여성 지도자들과 함께 패널로 참석했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GSW는 정관계, 재계, 학계 등 각분야의 세계 여성지도자들이 모여 여성으로서 느끼는 정보와 경험 등을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세계적인 회의다.
2005년 독일의 명품 브랜드 MCM을 인수한 성주그룹의 창립자인 김 회장은 우리나라 유통.패션업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는 인물로 통한다.
MCM을 한국산 세계명품 브랜드로 거듭나게 한 그는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 '패션 위크'의 하이라이트인 '스페셜 부스'를 거머쥐어 또 한번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성으로서 기업을 꾸려가면서 겪은 어려움과 평소의 지론,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이 아니라 콘크리트 천장으로 불릴 만큼의 차별 속에서 사업을 꾸려나가기가 무척 어려웠다"면서도 "21세기 인터넷 지식기반 사회에는 여성의 소프트파워가 훨씬 강점이 있는 만큼 여성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98년 런던 GSW 회의때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평범한 여성 기업인으로 처음 참가했지만 2004년 월스트리트저널이 꼽은 주목받는 50인의 여성으로 선정되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성공한 기업인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로서 아시아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고 싶습니다. 남성, 여성을 모두 포함한 젊은이들이 글로벌 시대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데 교두보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최소한 5년, 길게는 7년 안에 업계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파워하우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승부를 걸겠다"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강화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중국 현지법인과 베이징.상하이에 1개씩의 매장을 가진 MCM이지만 '중국을 이겨야 세계를 이긴다'는 판단하에 향후 5년내에 50개 직영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나눔에 대한 철학도 각별하다. 봉사하기 위해 성공한다는 좌우명을 가진 김 회장은 현재 기업 전체 순수익의 10%를 60~70개의 시민단체(NG0) 지원 등 이웃과 나누고 있다.
그가 GSW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는 이유도 특별했다. 많은 세계의 여성지도자와 교류를 강화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북한을 돕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궁극적으로 전 재산을 북한을 돕는데 헌납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맞이할 남북통일을 염두에 두고 이 회의를 통해 관계를 맺은 세계 여성지도자들이 북한, 특히 북한 여성을 자발적으로 도와줄 수 있도록 보험을 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중국 취재진들이 그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큰 관심을 피력했다.
이미 중국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한 김 회장은 여성의 성공 모델로서뿐만 아니라 독특한 이력을 지닌 신데렐라 같은 이미지도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나티비다드 GSW 회장으로부터 "몇년 뒤에는 포춘지가 꼽는 세계 최고의 파워를 지닌 여성기업인으로 선정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2010 GSW 회의는 한국인 여성지도자 60여명을 포함해 전 세계 75개국에서 1천여명의 여성지도자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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