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초면 우이도에서 뱃길로 20분 거리로, 주민 20여 명이 사는 이 마을 뒷산 자연 동굴에서 동면을 마치고 떠날 채비로 바쁜 관박쥐 300여 마리가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주민 신금철(49)씨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처로, 어린 시절 놀이터였던 동굴에 갔다가 박쥐가 대량으로 서식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이렇게 많은 박쥐가 언제부터 동굴에 서식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주변에도 많은 해식 동굴이 있는데, 그곳도 이미 박쥐들이 터를 잡고 서식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목포자연사박물관 김석이 학예연구사는 9일 "황금박쥐와 섞여 사는 관박쥐가 300마리 이상, 육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로 서식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면서 "섬 지역 동굴이 사람의 간섭이 없고, 그만큼 오염되지 않고 깨끗해 서식 여건이 적합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박쥐(북한명 '주름 코 박쥐')는 앞 팔 51~62mm, 머리와 몸통 50~65mm, 꼬리 26~37mm, 귀 20~27mm, 뒷발 10~15mm로, 털 색은 광택이 없는 암회갈색이며 주로 동굴 속에서 소수 무리를 짓든지 한 개체씩 떨어져 있는 것이 관찰된다.
겨울에는 암수 따로따로 동면하며, 뒷발로 매달려서 머리를 밑으로 하고 귀를 접고 날개로 온몸을 싼다. 동면 중 깊은 잠을 자지 않으며, 사람이 근처에 다가가는 것을 쉽게 알아차린다.
나비처럼 팔랑거리거나 갈매기처럼 활공하기도 하며, 삼림 내에서는 주로 하층에서 나무 사이를 요리조리 날아다니며 나방, 대형 갑충, 파리, 벌 등의 곤충을 잡으며, 잡은 곤충은 먹을 때에는 나무 구멍이나 지상으로 내려와서 먹는다. (신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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