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공범의 존재에 대해 허위진술을 했다고 해도 공범 도피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면 범인도피 혐의를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게임장 종업원 최모(36)씨와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된 업주 김모(44)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며 허위진술을 함으로써 공범의 존재를 숨겼다고 해도 공범의 도피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면 범인 검거를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범인도피 및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6월 광주시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며 종업원 최씨에게 일당 15만원을 주며 단속에 걸릴 경우 사장 행세를 하도록 하는 등 범인 도피를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4개월 뒤 실제로 게임장이 단속에 걸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업주라고 허위 진술을 하며 범인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1심과 항소심은 "최씨가 자신이 실제업주라고 허위진술함으로써 김씨의 존재를 숨겼다고 해도 수사기관을 착오에 빠트려 김씨의 발견이나 체포를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급심은 그러나 이들이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거나 운영을 방조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최씨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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