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막노동 등으로 고3 수험생 등 두 아들을 부양해온 40대가 음주측정을 거부해 구속됐으나 처지를 딱하게 여긴 검찰의 배려로 석방돼 귀가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31일 지난 1월 여수시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음주측정을 거부, 구속된 주모(47)씨에 대해 지난 25일 석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씨가 지난 7년전 부인과 이혼 한 뒤 혼자 공사판 등에서 막노동 등으로 대학 1학년과 고3 등 두 아들을 부양해오고 있어 구속될 경우 단란한 '3부자' 가정이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했다.

특히 검찰에 아버지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까지 제출한 고3 아들에게 큰 충격을 줘 중요한 시기의 공부를 망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이번 석방의 가장 큰 이유였다.

검찰의 이번 석방 결정은 순천지청이 수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내 인사 23명을 위원으로 해 발족한 '수사자문위'에서도 동의를 얻었다.

수사자문위는 발족 첫 안건으로 검찰로부터 주씨의 이번 석방문제를 청취하고 위원 모두가 주씨의 딱한 처지를 동정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애초 주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도 음주로 구속될 경우 아이들을 보살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때문"이라며 "주씨가 더욱 꿋꿋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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