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기관.단체 "영산강 저층수 배제시설 개선"

영산강 수질개선을 위해 최악의 수질로 오니(汚泥.찌꺼기)나 다름없는 저층수를 목포 앞바다로 방류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하구둑 구조개선사업에 대해 목포지역 기관·단체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목포지방해양항만청은 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 환경단체, 목포수협, 목포해양대 김도희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산강 구조개선 사업의 하나인 저층수 배제시설 설치에 따른 간담회를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참석자들은 "저층수 배제시설이 목포 앞바다를 황폐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며 한 목소리로 개선을 요구했다.

목포항만청 김삼열 청장은 "저층수 배제시설을 못 하게 하는 게 아니라 단지 오염된 저층수를 여과 없이 목포항 내로 직접 배출 시 항내 수질 오염이 가중되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많다"며 "저층수를 여과 또는 정화하고 나서 배출할 수 있는 저류지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임창옥 목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저층수는 무기성 오니가 주성분으로 정화 등 특별 관리해 처리해야 한다. 오염 줄이기 대책 없이 직접 배출은 안 된다"고 말했다.

정효진 목포시 해양수산과장은 "애초 영산강 살리기 사업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저층수 배제시설을 추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저층수를 여과 없이 직접 해역에 배출 시 항내 수질 오염과 어업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김도희 목포해양대 교수와 신안군, 목포수협 관계자도 심각한 해양 환경오염과 연안해역 수산식생물에 심각한 변화 등이 우려된다며 배제시설 설치 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이들은 저층수를 여과해 배출할 수 있도록 저류지 또는 정화시설 설치 등 오염 줄이기를 위한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관련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산강사업단은 "다음 달부터 시작될 실시설계 때 저층수 배제시설에 대한 오염 줄이기 대책을 마련해 관계기관, 환경단체 등과 간담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2천221억원이 투입될 1공구 사업의 하나인 저층수 배제시설은 배수갑문을 중심으로 영산강 내측 600m, 800m 지점에서 목포 앞바다 쪽으로 400m까지 총 길이 2천760m에 2천200㎜ 배수관 2개를 매설하고, 물을 강제로 퍼낼 수 있는 초강력 펌프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최악의 상태로 강바닥 부근에 썩어 고인 염도가 높은 물을 빼내 영산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날 해남군 산이면 해남광장에서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사업' 기공식을 열고 1~3공구로 나눠 영산강 배수갑문 확장, 자연 수로식 어도, 연락수로 확장 등 본격적인 공사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