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에는 그들끼리 ‘조직화’되면서 남성들과 성매매를 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빌미로 남성들을 협박하는 등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10대 원조교제’가 아니라 ‘10대 꽃뱀’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기적인 수입이 필요한 장기 가출 10대들은 이러한 범죄를 ‘기획’해서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성매매 사실 자체에 수치심을 느끼고 이를 숨기려고 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10대들이 본격적인 범죄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점점 영악해지고 지능화되어 가고 있는 10대들의 원조교제 실상을 취재했다.
원조교제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사회적인 이슈가 돼왔던 원조교제는 이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인식되고 있다.
끊임없는 단속을 통해 겉으로는 어느 정도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법당국도 해당자들을 ‘가중처벌’을 할 정도로 엄하게 대하고 있지만, 어린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성적인 욕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원조교제의 경험이 있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회사·집에 전화 걸어
“물론 나도 10대 원조교제가 나쁘다는 건 안다. 하지만 욕망을 참기가 쉽지 않다. 어린 여성들은 아직 성적인 것을 잘 모르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해주는 경우가 많다.
내가 완전히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원의 쾌락이 있다. 아마도 원조교제를 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이런 심리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그런 유혹들이 너무도 많다. 가출한 여고생들이 끊임없이 자신과 성매매를 할 성인 남성을 찾고 있다. 그러니 나처럼 밝히는 남성은 이런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아예 그런 탈선 10대 소녀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10대들은 이제 과거의 10대가 아니다. 요즘 10대들은 성매매 남성의 뒤통수를 자주 치고 있다고 한다.
원조교제라는 약점을 이용해 남성에게 본격적인 협박을 하고 이를 통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 같은 사건들은 언론을 통해서도 여러 번 보도된 바 있다.
10대 꽃뱀들은 일단 전형적인 원조교제 형식을 통해 남성들과 접촉한다. 남자들의 전화번호도 이 과정을 통해서 확보한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조건만남’ 등의 제목을 단 채팅방을 만들어 놓고 남성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거나 스스로 남성들에게 쪽지를 보내 유혹한다.
이렇게 해서 걸려든 남성들과 자연스럽게 원조교제를 하는 것이다. 1회당 10만 원 정도의 돈을 받는다고 하니 만남만 이뤄지면 일단 ‘기본’은 챙기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진 않는다.
이들은 며칠 뒤에 다시 잠자리를 같이한 남성에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한다. 대개 “경찰에 걸렸다. 돈을 주면 당신 이름은 불지 않겠다”고 하거나 혹은 “변호사를 사야 되니 돈을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다칠 수밖에 없다”고 협박한다. 특히 10대 꽃뱀들은 집이나 직장에까지 대범하게 전화를 한다.
이들은 원조교제를 하는 동안에 상대 남성의 명함을 받거나 여의치 않으면 훔쳐서라도 상대의 신원은 철저히 확보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거의 대부분의 남성이 자신의 원조교제 사실이 드러날까봐 돈을 입금하게 된다고 한다. 심지어 “돈을 주지 않으면 직장에서 전화받는 사람에게 폭로를 하겠다” 또는 “무차별적으로 회사에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는 모든 이들에게 낱낱이 이 사실을 털어 놓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10대 꽃뱀들은 또래의 남학생들과 공모해 범행을 기획하기도 한다. 일단 한번 만났던 남자들 중에서 특히 어리숙해 보이는 남성들에게 다시 연락,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꾀어낸 뒤 모텔에 같이 들어가면 또래 남학생들이 들이닥치는 수법이다.
“원조교제가 불법인 줄 모르냐” “함께 경찰서에 가자”고 협박하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서 돈을 낸다고 한다.
‘10대 꽃뱀’에게 당한 적이 있다는 직장인 최 아무개 씨(33)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여자아이는 상당히 유순해 보였고, 원조교제에도 그리 능숙하지는 못한 듯했다. 나중에야 그런 것들마저 다 ‘쇼’였음을 알았지만 당시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잠자리를 함께 한 뒤 며칠 뒤에 다시 전화가 왔었다. 돈이 다 떨어져서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싫지는 않았기 때문에 모텔에서 만났다.
그런데 막 샤워를 마칠 즈음에 누군가 거칠게 모텔 방문을 두드렸다. 말로는 “여자 아이의 남자 친구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공범인 것 같았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어린 10대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고 돈 20만 원을 주고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말이지 요즘 아이들은 너무 무섭다. 그후로 원조교제는 꿈도 꾸지 않는다.”
△ 교복 페티시즘 자극
심지어 10대 꽃뱀들은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새로운 ‘아이템’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페티시즘과 상황극이다.
여기서 페티시즘이란 교복을 입고 섹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남성들이 ‘교복 입은 어린 아이’를 상당히 즐긴다는 것.
따라서 탈선 여학생들은 거리에서는 사복을 입고 다니지만 원조교제를 할 때에는 따로 가방에 교복을 넣어 다닌다는 것. 그래서 모텔에서 교복으로 갈아입고 노팬티 상태에서 남성과 잠자리를 하기도 한다.
상황극은 여기에서 좀 더 발전한 것이다. 원래 상황극은 페티시 업소에서 유행하던 것이다.
전철 안에서의 성추행 상황, 선생에게 혼나는 학생이 결국에는 ‘몸’을 바치는 상황 등 마치 3류 음란 만화에서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서로가 주인공이 돼 연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극은 남들이 볼 때는 ‘쑥쓰러워서 할 수 있겠냐’라고 하지만 실제 이를 경험해본 남성들은 ‘나름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이 점을 알아차린 10대 소녀들은 자신들의 원조교제에 이러한 상황극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 이들은 채팅을 하면서 ‘상황극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서 원조교제는 물론 협박 행각까지 벌인다는 것이다.
△ 남성과 알몸 인증샷 찍어
때로 ‘비록 돈을 받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 소중한 몸을 만진 사람이니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며 남성과 함께 사진을 찍자고 유혹하는 소녀도 있다.
이 경우 대부분 옷을 벗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 그 사진 자체가 하나의 불법 성매매의 증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제안을 현장에서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그 사진이 악용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기 혼자서 찍는 것도 아니고 여학생도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진은 나중에 그 남성을 협박하는 결정적인 ‘흉기’로 둔갑한다. 또한 여학생은 자신이 사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포토샵을 통해서 자기 얼굴을 가릴 수도 있다.
오로지 남성만이 피해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다. 10대 꽃뱀은 이러한 사진을 찍은 뒤 며칠 후 사진을 상대 남성에게 보내주면서 “돈을 주지 않으면 이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수십만 원의 돈을 갈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원조교제를 둘러싼 이러한 범죄행위들의 주체는 10대 소녀들이지만, 사실은 전체가 불법 성매매라는 커다란 범주에서 서로가 물고 물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남성들은 불법 원조교제를 하고, 10대 꽃뱀들이 또다시 그것을 빌미로 협박 공갈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결국 10대 꽃뱀들의 범죄가 없어지기 위해서는 성인들이 먼저 원조교제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욕망에 눈이 먼 성인들은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 사회에서 원조교제가 뿌리뽑힐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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