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비리의 온상'이란 오명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기 때문이다.
충남도내 공무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일부 공직자들의 비리 소식에 심한 자괴감을 느끼며 이번 기회에 '비리의 고리'를 도려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충남도내서 이권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해 적발된 공직자 비리사건이 10여건에 이른다.
당진군수는 2005∼2008년 공사를 수주받은 관내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3억원 상당의 별장을 뇌물로 받는가 하면, 2006년 11월 아파트를 추가로 건축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로 아파트 1채(3억3천만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종건(67) 전 홍성군수는 2007년 4월 관내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부터 버스공영터미널을 자신이 일부 소유한 현 터미널 부지에 건립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상실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각종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해 얼마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부정부패에 찌들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난 1월에는 충남도내 모 자치단체 농업기술센터 직원 등 83명이 정부의 농기계 임대사업과 관련, 농기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제조업체로부터 뇌물과 향응 등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적발됐다.
또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공문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7억원이 넘는 예산을 빼돌린 홍성군청 직원 108명과 이들에게 물품을 납품한 것처럼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준 사무용품 업체 대표가 적발돼, 이 중 2명이 사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와 함께 홍성군의 한 직원은 최근 장비 판매업자로부터 업체 선정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천450만원의 뇌물을 받는 한편 장비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지출품의서를 작성해 군 예산 6천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말에는 논산시와 서산시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각각 41억원, 5억8천만원의 공금을 횡령해 구속되기도 했다.
공무원들의 비리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허위공문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예산을 빼돌린 홍성군 공무원 가운데 해임과 파면 등 중징계 공무원 5명을 제외한 경징계 대상자 51명에 대한 소청심사 결과, 강등은 정직으로, 정직은 감봉으로 처분하는 등 대부분 한 단계 낮춰 처분했다.
이에 대해 대전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제 식구 감싸기'로, 예견됐던 것"이라며 "도는 일벌백계를 통해 공무원들의 비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화 도지사 권한대행은 "지속적인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직자 비리사건이 사라지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에 동참해 공직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한 관행을 혁파해 나가면서 사소한 부정행위라도 '일벌백계'하는 등 처벌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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