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구로경찰서 형사계 강력팀에서 근무하는 최재영(29) 순경은 아버지, 아내, 작은 누나, 작은 매형, 장인이 모두 경찰관이다.

아내 이민영(28.여) 순경은 같은 구로경찰서 경비교통과에서, 아버지 최승태(57) 경위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작은 누나(32)와 매형(37) 부부는 각각 동작경찰서 지구대에서 일한다.

장인도 전라북도 정읍경찰서에서 정보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얼마 전 퇴직했고, 작은 처남도 현직 경찰관이다.

최 순경의 꿈은 6∼7살 때부터 오직 민중의 지팡이였다. 올해로 경찰 근무 경력 30년을 맞은 아버지를 보며 자라난 영향이 컸다. 제복이 멋있었고 TV를 보면 경찰이 범인을 잡는 프로그램이 유난히 끌린 점도 경찰의 길을 선택한 동기가 됐다.

최 순경이 2005년 경찰에 입문한 다음해에 아내와 작은 누나도 경찰관으로 임용됐다.
아내와 처음 만난 것은 최 순경이 구로경찰서 가리봉지구대에 근무하던 2006년 7월께다. 최 순경은 20일 "당시 첫 발령난 아내를 보고 한 눈에 반했다"고 회고했다.

최 순경은 아내가 우범지역에 사건이 있어 출동할 때면 자신이 쉬는 시간인데도 무전을 듣고 있다가 모르는 척 아내를 도우러 현장에 나가는 방법으로 호감을 표현했고 결국 결혼에 성공했다.

아내 이 순경은 "우리 지구대 팀에 여경이 혼자였고 젊은 사람이 남편과 나 둘뿐이어서 선배들이 우리를 이어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최 순경은 경찰 대가족인 점을 주변에서 부러워한다면서 경찰 가족의 장점이 셀 수 없이 많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가족끼리 만나면 이야기 소재가 통일되고, 서로 업무나 고충에 대해 조언을 주고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이 경찰이라 아무 말을 안 해도 서로 이해해 주는 점이 정말 좋다. 새벽에 비상이 걸릴 때가 잦은데 `아! 비상이야' 한 마디면 아무 설명이 필요 없다"며 `경찰 대가족'의 장점을 소개했다.

경찰 가족이라 아쉬운 점도 가끔 있다고 했다.
명절이나 중요한 집안 행사가 있을 때 다 같이 근무를 맞추기 어려운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순경은 "지난 추석 때도 남편과 시부모님댁을 찾아 아침 식사만 하고 근무하러 다들 뿔뿔이 경찰서로 향해야 했다. 다음해에도 다 같이 못 모일 확률이 높지만, 기대를 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로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작은 거짓말도 할 수가 없어 소액 수당조차도 숨기지 못해서 `비상금'이 한 푼도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도 최 순경 부부는 나중에 태어날 아이가 경찰이 되겠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거라고 한다.
최 순경은 "아내도 경찰, 아버지도 경찰, 누나와 매형도 경찰이라 좋은 점이 많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들, 딸 안 가리고 일이 힘들어도 보람이 있는 경찰관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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