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선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복지와 교육, 문화, 환경, 의료 등의 측면에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경상남도를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 가진 일문일답.
--이번 선거에 승리한 주 요인은.
▲야권 단일 후보가 되어 한나라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든 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서울 중심의 국정 운영 및 균형발전 정책 파기 등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 두 차례 낙선하면서도 지역주의를 피하지 않고 도민들과 교류하면서 형성한 정서적인 일체감,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오만과 독선, 도민들의 변화기대 심리가 겹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한나라당의 텃밭'이 붕괴했다고 보는가.
▲텃밭을 지켜주는 것은 '우리당' '영남당'이라는 지역주의이다. 그 두터운 지역주의 장벽에 하나의 작은 구멍을 낸 것에 불과하다. 경남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등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나를 비롯한 야권 당선자들이 앞으로 잘해서 한나라당 당선자들보다 지방자치 경영과 입법활동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면 우리 쪽이 대안세력으로 비치면서 텃밭이 무너지고 균형경쟁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위기라고 생각했던 순간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 관련 특별담화를 발표했을 때였다. 그때 판세가 박빙이었는데 지지율이 4∼5% 포인트 빠져버리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워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이틀 뒤 여론조사를 해보니 지지율이 안 빠졌다. 그래서 이 선거는 51대 49로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북풍을 막아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북풍이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도정의 기본방향은 어디에 둘 것인가.
▲선거기간에 '대한민국 번영 1번지 경남'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내가 말하는 번영은 성장과는 다른 의미이다. 복지와 교육, 문화, 환경, 의료 등의 측면에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 부분의 수준을 높여 330만 도민이 더불어 즐겁게 살기 좋은 고장을 지향하겠다.
--취임하면 무엇부터 할 생각인가.
▲내부적으로는 인사와 예산을 점검하고 대외적으로는 현안사업과 쟁점 사업장을 점검하겠다. 추석까지 3개월, 길게는 6개월간 김태호 지사의 6년 도정을 진단해서 승계할 것은 승계해서 마무리하고 김두관의 철학이 밴 정책을 준비하겠다.
--취임 즉시 공무원 인사를 단행할 것인가.
▲공백인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 남해대학 총장의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인사가 길어지면 뒷말이 생기는 만큼 속도감 있게 임명절차를 밟는 것이 맞지 않겠나. 김두관호가 출범하는 만큼 사람 배치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정보를 얻어서 취임 후 5일 내에 인사를 할 생각이다.
--인사가 외부집단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사만큼은 칼같이 하겠다. 학연ㆍ지연ㆍ혈연이나 특정세력의 천거로 적재적소가 아닌 곳에 배치하면 조직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조직의 영(令)이 안 선다. 남해군수 때 인사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 철칙은 변함이 없다. 명단 공개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 청탁을 해서 승진하는 일은 김두관 도지사의 역사에는 결코 없을 것이다. 연공서열을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얽매이지도 않겠다.
--민주도정협의회는 어떻게 구성하나.
▲후보단일화에 참여했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이전에 자치활동을 같이한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다. 통합된 창구라고 할 수 있다. 정책에 관해 건의를 받고 설명도 하고 이해도 구하고…. 민주도정협의회 참여단체들과 관계가 껄끄러운 다른 쪽은 따로 창구를 두면 된다. 다른 창구를 닫아놓은 게 아닌 만큼 도민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대강 사업 저지를 공약했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전면 중단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기초시설을 설치하고 지방천ㆍ소하천의 정비로 홍수를 예방하는 부분은 동의한다. 낙동강 하구둑에서 안동까지 320㎞의 낙동강 바닥을 수심 6ｍ로 파는 것은 운하로 봐야 한다. 운하는 수량 확보나 홍수 예방과는 무관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세종시 수정안을 원안대로 하라, 4대강 사업을 재고해 달라는 민심의 표출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그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게 맞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의 입장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차적으로 국토해양부와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대통령에 면담을 요청해 사업 재고를 요구하겠다.
--시ㆍ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풀뿌리 지방자치가 중요하다. 기초단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넘겨주고 도는 그것을 지원하겠다. 시ㆍ군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굳이 도가 틀어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도와 의회가 관리감독을 잘하면 되는 만큼 시ㆍ군에 더 많은 예산과 권한을 할애하는 방향으로 나아 가겠다. 1년 정도 일하는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색깔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구나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무소속 도지사가 지역발전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은 없겠나.
▲예산은 여당 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도지사가 어떤 의지를 갖추고 기획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제 판단이다. 여권의 인맥을 활용해 잘 가져올 수 있는 사업도 있고, 도지사가 열정과 기획력으로 가져 올 수 있는 사업도 있다. 도정에는 여야가 없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생각이다.
--부산과 경쟁하는 신국제공항 입지 문제의 해법은.
▲부산하고 경남은 한 뿌리이고 상생 발전해야 할 관계다. 신공항 입지 문제는 경남지사 당선자이기 때문에 밀양에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하는 개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신공항은 동남경제권의 관문이다. 지역중심산업과 공항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정치적 논리로 가면 안된다. 입지에 대한 과학적인 판단을 해서 정치권의 논리를 배제하는 게 맞다. 정부가 합리적으로 결정하면 그 결과를 수용할 것이다.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문제에 대한 입장은.
▲남강댐 물 문제는 낙동강 4대강 사업과 연계돼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의 수질이 개선되고 다수 수량이 확보되면 왜 남강댐 물을 가져가려고 하느냐. 논리의 모순이다. 남강댐 운영수위 조정이나 지리산댐 건설 자체가 환경파괴이고 서부경남 주민의 생명권과도 관련되어 후보 시절에 명확하게 반대했다. 좀 더 구체적인 사항을 알아보고 있다.
--도지사의 잦은 행사 참석 관행을 바꿀 필요는 없나.
▲필요하다고 본다. 도지사는 지역의 최고 전략가이자 지휘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잔 일에 시간을 빼앗기면 도민의 손해이다. 도지사는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전략 구상을 잘해야 하는데 조그만 준공식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도지사는 고급인력이다. 그에 맞게끔 일을 시키고 일감을 주는 게 맞다. 도민들이 협조해 주면 좋겠다.
--봉하마을에 대한 지원을 생각하고 있는가.
▲추모와 관광을 겸해 들르는 코스가 됐다.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앞으로 오랜 기간 그럴 것 같다. 일반 자연마을도 돕는데 봉하재단이나 봉하마을에 도움이 되게 좀 거들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리틀 노'라 불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영광스러우면서 부담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시면서 남긴 많은 가치 중 균형발전과 지역주의 타파 부분은 제가 승계자라고 자부한다.(리틀 노라는 별칭은) 제가 자처한 것이 아니다. 농민의 아들이고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고 지방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오고 변방에서 활동하고 지역주의에 끊임없이 도전한 것들 때문에 어느 날 언론에서 붙여줬는데 다른 데서 받아 쓰는 바람에 굳어졌다.
--가능성 있는 야권의 대권주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데.
▲이제 막 도지사에 당선됐다. 맡은 임무에만 충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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