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선된 권 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제도든지 도입 초기에 혼란이 있기 마련이고 시장 요구에 따라 개선작업도 진행될 것"이라며 IFRS 도입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권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회계발(發) 퇴출사태'에 대해 "우리(공인회계사)가 살려면 잘 할 수 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일부 잘못한 측면도 있었지만, 이제는 감사보고서를 더욱 정확하게 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만5천명 공인회계사를 대표하는 그는 공정가치평가 업무와 관련한 감정평가협회의 '독점시도'에 대한 저지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며, 회계사 시험 합격자를 늘리는 데에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권 회장은 2년의 임기에 ▲ 국제적 회계 신인도 제고 ▲ 공인회계사 책임에 관한 제도 개선 ▲ 공인회계사의 국민 신뢰 제고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 회장과의 문답 내용.
--재선 축하한다. 연임기간 가장 역점을 둘 사업은.
▲국제적 회계신인도 개선에 중점을 두겠다. 회계신인도 높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없어진다. 공인회계사의 권한에 비해 책임이 무겁다. 공인회계사에 가혹한 법령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겠다. 국민의 신뢰를 듬뿍 받는 전문가 집단으로 만들겠다.
--IFRS 도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는데.
▲무슨 제도든지 도입할려면 혼란이 있다. 시장 요구에 따라 개선작업도 한다. IFRS는 회계에 있어서 (세계 공용어인) 영어나 마찬가지다. 기업도 영어 공부하듯 노력해야 한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회계발 퇴출' 바람이 일었는데.
▲우리가 과거에는 제대로 못한 점도 있다. 소극적이고 소심한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다. 회계사에 대한 책임이나 제재가 강화됐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우리가 살려면 감사보고서를 정확하게 내야 한다.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회계사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려면.
▲윤리의식을 높이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회계사 시험 합격자 1천명시대가 되니까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들어온다. 대학에서부터 반드시 경제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회계사 의무 연수기간에 윤리교육을 늘리고 있다.
--회계사 시험 합격 인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개업 회계사 매출이 1인당 1억원도 안된다. 인원은 늘고 책임은 커졌다. 보수규정도 없어졌다. 공인회계사 보고서는 공공재인데 입찰한다. 덤핑문제가 심각하다. 보수를 적게 받으면 감사를 대충할 수도 있다. 공공재라는 점을 고려해 보수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공정가치평가와 관련한 감정평가협회의 '독점시도' 움직임이 있다는데.
▲회계사가 감사보고서를 내면 공적인 책임이 따르는데 감정사는 제3자에 대한 책임이 없고 의뢰한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다. 공정가치평가 업무를 독점하려는 것은 말도 안되고 외국에도 그런 사례가 없다. 한쪽이 독차지하지 않도록 하면서 시장원리에 맡기면 된다. 독점 시도를 적극적으로 저지할 것이다.
--외국회계법인이 국내 파트너 회계법인 등에 경영간섭을 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에 대한 복안은.
▲당국과 협조해 연구할 사안이다. 인사·재정권을 우리쪽이 갖는 범위에서 협력은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 발생한 감사인 위협행위에 대한 대책은.
▲감사의견이 안좋게 나온 것은 회사 경영진에 항의할 일이다. 협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만드는 방안을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회계업계가 '빅4'(대형 법인 4개)의 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바람직한 구조는.
▲업무영역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역할 분담을 통해 상생해야 한다. 병원이 종합병원부터 의원급까지 있는 것처럼 회계업계에도 틈새시장이 있고 역할 분담이 있다.
--공인회계사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할 부분이 있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문제인 탄소 등 공해 배출문제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것이 공인회계사다. 기업이 공해관련 사회적 책임비용을 얼마나 썼는지를 주석에 적시하도록 하면 된다. 회계사가 감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다.
삼덕회계법인 대표인 권 회장은 공인회계사회 감사와 수석부회장을 거쳐 2008년 6월부터 회장을 맡아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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