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고개'로 유명한 춘천 신북읍과 화천 간동면을 잇는 배후령 고갯길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터널공사가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 1970년대 소양강댐 건설로 개설된 우회도로인 배후령 구간은 화천을 거쳐 양구군으로 향하는 46번 국도지만 산악지형에 굴곡이 심해 지난 2004년부터 양구로 가는 길목인 춘천 신북읍~화천 간동면을 국내 최장터널(5.1km)로 잇는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7년째 '찔끔 예산'과 잦은 하도급업체 부도 등으로 현재 총 공정률이 절반 가량에 그쳐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 공사가 2011년 완공조차 어렵게 됐다.
이는 터널공사에 필요한 총 사업비 2천34억원 가운데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은 925억원(45%)으로 올해 책정된 사업비가 350억원에 불과, 앞으로 750억이 필요한데다 공사기간도 30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춘천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허천 국회의원은 30일 오후 신북∼북산(배후령) 국도개량공사 건설현장을 찾았다.
이는 최근 2011년말 완공 예정인 배후령 공사가 또다시 연기될 우려가 높아지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이 자리는 원주국토관리청 관계자가 "공정상 현 시점에서는 2011년 완공이 어렵다"라고 답변하면서 양구주민들의 성토장으로 변했다.
정광수 양구군 번영회장은 "육지 속 고도로 남은 양구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할 공사가 또 연기된다는 말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며 "지난달 하도급업체가 부도가 났는데 원주국토관리청이 업자선정부터 잘못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조영기 도의원(양구)는 "터널공사에 그동안 예산지원이 안 된 이유와 시공업체의 업체 선정 문제점, 2011년 완공 약속을 이제 와서 공기부족을 이유로 또다시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으며 주민감사청구도 불사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대영 양구군 부군수도 "주민들은 지난 1970년대 소양강댐이 건설되기 전만 해도 40분이면 오갔지만 배후령 고갯길로 1시간 넘게 꼬불길을 다니는 불편을 떠안아 왔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너무 도외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의 부도는 전체 공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올해까지 350억원에 추가로 50억원 가량의 예산이 배정된다면 2012년 상반기까지는 공사를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허천 의원은 "국토해양위 의원으로서 예산을 확보했지만 예결위원회에서 삭감이 돼 공사에 차질을 빚은 건 사실"이라며 "예산 확보에 주력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배후령구간 도로는 겨울철이면 자주 결빙되는데다 굴곡이 심해 올해 들어서만 9건에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하는 등 최근 3년간 50여건의 사고가 발생, `마(魔)의 고개'라 불리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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