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이 긴급 수습 조사를 벌인 결과 무덤 위를 덮었을 덮개돌인 상석은 없어졌지만 고인돌묘 하부구조로 추정되는 돌널(石棺) 하나가 발견됐다.
판석 서너 개를 상자 모양으로 짜서 만든 널 안에서는 칼과 화살촉 등 50여 점에 이르는 석기가 발견됐다.
이들 출토품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발굴자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뼈까지 삭아 없어진 무덤 주인공 머리 근처에서 화살촉 끝 부분을 찾아낸 것이다.
결국 이 사람은 머리에 돌화살을 맞은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하나 이번 발굴에서 특이한 점은 이 화살촉 끝 부분이 돌널 아래쪽 바깥에서 발견한 다른 화살촉 파편과 정확하게 하나로 접합된다는 사실이었다.
종합해 보면 이 고인돌묘에 묻힌 사람은 생전에 누군가가 쏜 돌화살촉에 머리를 맞았으며 그것이 명중하는 순간 화살촉은 동강이 나고 그 끝 부분은 머리에 박힌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이 사람은 머리에 화살을 맞았으며 자신을 맞힌 화살 나머지 부분을 같은 편 동료 등이 찾아 그를 매장할 때 같이 무덤 속에 넣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 진다.
이 화살 말고도 돌널 안에서는 돌화살촉 여러 점 발견됐다. 특히 오른쪽 허리춤에서는 화살촉 3점이 나란히 수습됐다. 아마도 화살통 안에 넣어서 매장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로써 이 사람은 돌화살촉을 끼운 화살대를 허리춤에 차고 매장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화살촉과 그가 허리춤에 찬 것으로 보이는 화살촉의 형태는 달랐다.
이에 발굴자는 이 화살촉 형태를 근거로 서로 다른 화살촉을 사용한 두 집단이 전쟁을 했으며 이 전쟁에서 신당리 고인돌묘에 묻힌 사람이 전사했다고 추정했다.
무덤에 묻힌 사람은 전사(戰士)였다는 것이다.
이 무덤은 화살촉 등 출토유물로 보아 청동기시대 말기에 해당하는 2천500~2천7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기초로 한 '청도 신당리 고인돌' 기획전을 2일 개막해 다음달 22일까지 개최한다.
이 고인돌묘 출토 화살촉의 의미를 짚어보는가 하면 같은 청동기시대 유물이라고 해도 무덤에서 발견되는 것과 움집 자리에서 발견되는 것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살핀다.
더불어 고인돌을 만드는 방법과 무덤 주인공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도 추적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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