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대사는 "천안함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한국 외교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현 단계에서 최종 결과물을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류 대사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는 한국 경제 발전에 중요한 주춧돌"이라며 "한반도 정세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할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도 풍부한 중국의 동북지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 대사와의 일문일답.
--천안함 사태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외교력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있는데.
▲외교는 상대를 100% 제압하거나 원하는 목표를 100% 이루는 것이 아니다. 최대한 국익을 챙기려고 노력하지만 외교는 상대가 있는 만큼 현실적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는 한.중 관계는 물론 북.중 관계도 고려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 협력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천안함 사태의 대응 방안을 놓고 관련국들이 논의하는 과정인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한국의 외교를 두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단호함을 보여주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이후 북.중간 경제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국경을 맞대고 오랫동안 교역하고 원조 관계를 유지해온 양측 사이에 경제 협력이 진행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폐쇄적인 북한의 개혁 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북.중 간 경협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를 계기로 북한이 개혁 개방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 경제의 현실상 지금 단계에서는 북.중 경협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북한 역시 외국자본이 지하자원 등을 독점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만큼 우려할 만큼 중국에 예속되거나 북한 자원이 중국에 독점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교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단둥(丹東) 등 중국에서 대북무역에 종사하는 교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5일 단둥을 방문했을 때 교민들로부터 고충이 크다는 얘기도 들었다. 정부에 교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달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가)돌발적으로 이뤄진 일이고,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 남북한이 정상적, 합리적, 발전적 관계 확립을 위한 진통을 거치는 과정인 만큼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세계 한상대회가 개최됐다. 어떤 의미가 있나.
▲중국은 이미 일본을 뛰어넘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에서 세계 한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상대회가 열렸다는 것은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것이자 한.중 경제 협력이 긴밀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상호 떼려야 뗄 수 없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한상대회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이뤄지고 중국 투자도 확대되길 기대한다.
--중국 남방에 비해 동북지역에서의 한.중 경제 협력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어떻게 보시는지.
▲중국 정부의 동북진흥책에 따라 동북지역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중국과 한반도 관계나 중국의 재외동포들을 고려할 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오랜 역사를 두고 한국과 교류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의 동북 진출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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