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수영하는 즐거움 되찾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 수영스타 박태환(21.단국대) 올해 두 번째 국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한다. 4월20일 출국한 이후 80일 만이다.

박태환은 그동안 호주 브리즈번 세인트피터스웨스턴 수영클럽에서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과 마이클 볼 호주 국가대표팀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담금질해왔다.

귀국을 앞둔 박태환에게서는 이제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패에 대한 기억은 찾을 수 없다.

박태환은 6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것, 무엇보다도 수영에 대한 즐거움을 되찾은 것'을 이번 전훈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로마 세계 대회에서 쓴맛을 보고 나서 출전 종목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박태환은 이번 전훈에서도 자유형 200ｍ와 400ｍ는 물론 1,500ｍ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스피드와 지구력 강화 훈련을 병행했다.
박태환은 "세 종목 모두 앞으로 내가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종목이라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태환과 일문일답.

--하루 일과는.

▲월.화.목.금요일은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5시10분쯤 수영장에 가서 가볍게 몸을 풀고 수중훈련을 한다. 이후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11시부터 1시간30분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점심 후 잠시 쉬었다가 오후 3시30분 다시 수영장에 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오후 5시에 물에 들어가 2시간∼2시간30분 정도 훈련한다. 저녁 먹고 물리치료를 받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수요일은 오후, 토요일은 오전 운동만 하고 쉰다.

--1차 전훈 때보다 훈련 강도가 더 세졌다는데.

▲내심 `1차 때만큼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기간이 더 길어서인지 너무 힘들다. 하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열정을 갖고 훈련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 하루에 1만4천ｍ 가량 물살을 가르는데 한국에서도 많이 할 때는 이 정도 훈련한다. 하지만 볼 코치는 오전과 오후 훈련량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서 좋다. 힘들지만 앞으로 일들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볼 코치와는 호흡이 잘 맞나.

▲그동안 내게는 전담 체력담당관과 물리치료사, 훈련상대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인 전담 코치가 없었다. 이번에 좋은 지도자를 만난 것 같다. 볼 코치는 수영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해줬다. 무엇보다도 수영에 대한 즐거움을 찾아준 분이다. 감사하다. 호주에 있는 동안 훈련 외적으로도 아버지같이 대해주셔서 믿음을 갖고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도 프로 선수답게 변해가는 것 같다.

--훈련 성과는.

▲1차 전훈 때보다도 지구력 등 모든 면에서 훈련이 잘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볼 코치도 똑같이 말한다. 무엇보다도 너무 즐겁게 훈련했다. 오후 훈련의 강도가 제일 센데 하루는 1,500ｍ 훈련, 하루는 50ｍ짜리 스피드 훈련, 하루는 400ｍ 훈련 등을 나눠 스피드와 지구력 강화훈련을 병행했다. 자유형 200ｍ와 400ｍ, 그리고 1,500ｍ 세 종목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훈련했다. 물론 스타트와 턴 동작 등 부족한 부분이 아직 많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질 것이다.
--귀국 후 국내대회에 이어 8월 팬퍼시픽대회에 출전하는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MBC배 대회에서는 짧은 것(자유형 200ｍ)만 뛴다. 개인혼영 200ｍ는 재미삼아, 즐겁게 뛰어볼 생각이다. 팬퍼시픽대회에서는 자유형 200ｍ와 400ｍ, 그리고 1,500ｍ 등 세 종목 모두 나갈 것 같다. 메달이나 기록도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일단 실전 적응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장린(중국)도 참가한다던데 누구랑 붙든 즐겁게 할 생각이다. 볼 코치가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볼 코치는 훈련이든, 경기든 즐겁게 하는 것이 보기 좋다고 말한다.

--그래도 기록에 대한 욕심은 있을 텐데.

▲자유형 200ｍ와 400ｍ의 내 기록은 쉽게 깰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은 기록도 아니다. 내 기록을 넘어선 선수들이 많다. 이번에 내 기록을 깨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1,500ｍ에 대한 생각은 좀 남다르다. 2006년 이후 아직 좋은 기록을 못 내고 있다. 세 종목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데 1,500ｍ에 좀 더 욕심이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종목은 정한 건가.

▲일단 다음 달 팬퍼시픽대회에서 즐겁게 뛰어보고 볼 코치와 상의할 것이다. 팬퍼시픽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출전 종목도 정해질 것 같다. 일단은 200ｍ와 400ｍ, 그리고 1,500ｍ 모두 앞으로 내가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종목이라 생각하고 훈련 중이다.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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