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둥이 70m까지 솟구쳤다가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쏟아지면서 물보라가 돼 사라지는 바다 분수의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지난 23일 밤 9시 목포 평화광장 앞에서 150m 떨어진 바다에 설치된 '세계 최초'의 춤추는 바다 분수시연회가 열렸다.
여름 중 가장 더운 시기라는 대서(大暑)인 이날 열대야로 파김치가 된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들어 4천700여 석의 광장 앞 데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일부 시민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숨을 죽이며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등 긴장감이 더해 갈 즈음, 깜깜한 밤 바다에 음악이 흐르고 빨갛고 파란 수십 가지의 조명을 받으며 270여 개의 노즐에서 물기둥이 솟구쳤다.
그냥 공중으로 치솟는 단조로운 분수가 아니었다. 물기둥이 춤을 췄다.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자유자재로 허리를 비틀며 아름다움을 뽐냈다. 춤추는 바다 분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숨죽이며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내는 바다 분수의 향연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입에선 '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물과 빛, 음악의 환상적인 하모니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걸작"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정숙(45.옥암동)씨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분수 중에 가장 멋지다. 멋진 음악에 맞춰 춤추는 바다 분수를 보면서 어깨가 절로 들썩일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영철(65.광주시)씨는 "경관 조명 외에는 볼 것이 없었던 목포 앞바다가 다시 태어난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춤추는 바다 분수의 환상적인 광경에 더위와 시름을 모두 날려 보냈다"고 말했다.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거위의 꿈, 댄싱 퀸(아바), 버터플라이, 목포의 눈물 등 5곡의 음악에 맞춰 바다 분수가 데뷔하는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물줄기가 만들어 내는 대형 워터스크린을 이용, 목포의 유명 관광지인 삼학도 전설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있는 영상 공연이 준비 부족으로 선을 보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또 음악과 물기둥이 따로 놀고, 조명이 어둡고 모양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싱가포르 프로그래머의 손을 거치게 되면 이런 문제는 말끔하게 해소된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목포시 박경곤 과장은 25일 "오는 30일 열리는 목포 해양문화축제 때는 시연회와 차원이 다른 바다 분수의 참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물과 빛, 음악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통해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30일부터 하루 4회 공연을 할 계획이다. 낮에는 3시, 밤에는 8시 30분, 9시, 9시 30분에 시작한다.
135억원(국비 68억원, 시비 67억원)이 투입된 이 바다 분수는 세계 최초의 초대형 부유식 해상 분수로 수반 길이 150m, 분사 높이 30~70m 규모다.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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