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이영식 옹(95)이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복지관 로비에서 지그시 눈을 감고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옹은 매주 화요일 이곳을 찾아 회원들에게 노래선물을 하고 있다.

(광주=에버뉴스) 이화정 기자 = 매주 화요일 오전10시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복지관은 노래소리로 가득 찬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구성지게 뽑아내는 ‘울고 넘는 박달재’와 ‘아주까리 등불’ 등 노래 사이로 장단을 맞추는 회원들의 손뼉소리가 어우러지며 작은 공연장을 이룬다.

노래 주인공은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최고령 회원 이영식 옹(95·남·광주시 남구 주월동). 슬하에 11남매를 둔 이 옹은 돋보기 하나 없이 노래 가사를 읽고, 꼿꼿한 자세로 한 자리에서 7~8곡의 노래는 불러야 성이 찬다는 노익장의 소유자다.

노래 욕심이 많아 노인건강타운에서 ‘판소리’,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의 열성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매주 화요일 노래반주기를 직접 가져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뽑아낸다.

“노래를 부르면 잡심(雜心)이 없어져요. 자꾸 주위에서 장수 비결이 뭐냐고 묻는데, 뭐 특별난 것이 있나요. 남들과 다른 것이라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것이고, 잘 웃고 기분 나쁜 말은 아예 듣지 않아요.”

회원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기분좋게 살아가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는 반응이다. 

이 옹은 “노인 천국인 이곳 건강타운에서 열 댓곡씩 부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욕심인데, 내 노래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딱 3곡씩만 하고 있다”며 “듣는 사람 싫증 나지 않게 집에서 새로운 노래를 날마다 연습해 이곳에서 오래도록 노래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7월말 현재 빛고을노인건강타운 회원은 42,000명이며, 이 가운데 90세 이상 회원은 141명이다.

이화정 기자  jmlee@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