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도 수원시 구원장학재단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이 재단의 장학금 등 17억여원이 예치된 은행계좌를 세금 체납을 이유로 가압류했다.
압류된 17억원에는 내년 20개 대학 104명의 학생에게 지급될 장학금 4억여원을 비롯해 재단의 임차료와 직원 급여, 국세청 과세취소를 청구하는 소송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은 사업가 황필상(62)씨가 2002년 자신의 회사 주식의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0억여원을 기부해 설립한 구원재단에 "주식 기부는 현행법상 무상 증여에 해당된다"며 지난해 9월 140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공익재단 등을 이용한 기업의 편법 증여 등을 막기 위해 기업의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 가운데 주식이 5% 초과, 100% 미만일 경우 최고 60%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재단이 "증여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버티자 지난해 10월 재단 소유의 주식과 건물 등을 가압류하고 과징금 23억원 가량을 부과하면서도 장학금 등 현금이 들어 있는 예금계좌는 1년 이상 압류를 미뤄왔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3만여명의 지지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9개월여 만인 지난달 23일 "재단의 장학활동을 위한 기부행위는 인정되나 현행법상 증여세 부과가 적법한 절차라 구제하기 어렵다"며 심사 청구를 기각했다.
재단은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준비 중이다.
재단 창립자 황씨는 "그동안 예금계좌는 압류되지 않아 지난달 19개 대학 104명에게 1억6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장학활동은 계속해 왔지만 이제 예금이 압류돼 장학금 지급은 물론 증여세 처분 취소 소송비용도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국세청 대변인실은 "법률상 개인의 납세 비밀에 대한 문제를 언급할 수 없다"며 예금 가압류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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