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이 신안의 특산물인 '흑산 홍어'를 잡는 어구에 몽돌을 묶어 조업하다가 풀리거나 어구 분실로 없어지면서다. 이 몽돌은 어민들이 해변에서 줄에 묶기에 좋은 것만 골라 불법 채취한 것이다.
해상국립공원인 흑산도에서 몽돌을 채취하다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흑산도 연승 어민은 예외(?)다. 단속기관인 해경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어민 생계 등을 고려해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도 연안 해역을 중심으로 조업하는 홍어잡이 연승 어선은 9척. 어민들은 부력 때문에 뜨는 주낙을 가라앉히고자 홍어잡이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해변에서 불법 채취한 몽돌을 줄에 묶어 사용하고 있다. 바다 밑 뻘을 기어다니는 홍어의 생태를 이용한 조업 방법이다.
홍어잡이 어선은 척당 한번 조업에 1천500바퀴의 주낙을 싣고 나간다. 바퀴 당 어른 주먹 크기(300-400ｇ)의 몽돌 9개가 사용돼 조업에 필요한 몽돌 개수는 1만 3천500개 정도다.
그러나 어구에 사용된 몽돌의 절반 정도가 분실된다는 게 문제다.
군 관계자는 "홍어잡이 배의 연간 어구 분실률은 30~40%(700바퀴)이고 물살에 풀려버린 몽돌을 합치면 절반 정도인 7천개가 바닷물 속으로 사라진다"며 "홍어잡이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몽돌을 사용한 만큼 엄청난 양의 몽돌이 수장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분실한 몽돌을 해변에서 또다시 불법 채취해 보충하면서 몽돌 해변은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일반인이 몽돌을 가져가면 무거운 처분을 내리는 목포해경 등 단속기관은 불법인 줄 알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대체 어구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서 몽돌 사용을 금지하면 홍어 주낙을 설치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는 흑산의 명물이자 자연자원인 몽돌 불법 채취를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자체와 단속기관, 어민들이 대체 어구 사용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오는 18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서부사무소에서 대체 어구 사용방법 등을 모색하는 관련 기관 대책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안군과 서부사무소, 대학, 홍어연승협의회 어민이 참석해 연승 어구 대체 사용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게 된다. (신안=연합뉴스)
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깊어지는 고심…총선 수습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