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의원 수뢰 비리 속속 드러나(종합)

야간 경관 조명 사업에서 촉발된 전남 여수시 의원들의 수뢰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3일 구속된 오현섭(60) 전 여수시장 측근 주모(67)씨로부터 시정 협조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시의원 10명 중 3명이 혐의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증뇌물 전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주씨는 경찰조사에서 금품로비를 위해 접촉한 당시 시의원은 전체 시의원 22명 중 16명이었으며 이들 가운데 10명이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도의원 3명과 시의원 3명, 낙선자 4명으로 확인됐다.

주씨는 또 나머지 2명은 돈을 줬으나 반환했고, 4명은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16명 가운데 1차로 10명을 소환 조사했고 이들 중 3명이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하는 등 9명이 주씨의 진술과 일치했고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명은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주씨는 여수시 야간경관 조명 사업과 관련해 시공사로부터 2억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된 여수시청 전 간부 김모(59.여)씨로부터 1억 원을 건네받아 오 전 여수시장 지시로 "여수시장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들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씨는 나머지 5천만 원을 자신의 집 거실 천장에 숨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금품을 수수한 이들에 대해서는 다음 주 중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주씨가 돈을 줬다고 주장한 나머지 6명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오 전 시장은 업체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뇌물)로 21일 구속됐으나 일부 혐의 내용을 부인, 검찰이 구속된 김 전 국장과 오 전 시장 간 대질 조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의 수사가 시의회까지 확대되면서 내달 1일 시작하는 정례회에서 추경 편성을 위한 예결위원회 구성이 늦춰지는 등 의회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여수시의원들은 애초 23-26일 10명, 9월 27-30일 14명 등 두 차례로 나눠 여수박람회 사례조사를 목적으로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 엑스포 현장을 방문키로 했으나 이번 수사로 방문을 무기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