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입대를 앞두고 야생의 상징인 참매와 동거에 들어갔다. 입대 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씨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훈련장과 집을 오가며 매와 지낸 100일간의 기록이 26일 오후 9시50분 EBS TV '다큐프라임-참매와 나'를 통해 방송된다.
그의 아버지는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8호 박용순 씨다. 박응사는 대전 동구 이사동에 고려응방이란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를 세우고 낮에는 송골매, 참매 등을 훈련시키고, 밤에는 옛 문헌 속의 매사냥을 연구한다.
그러나 평범한 대학생인 아들 상원씨는 매사냥이 왜 21세기까지 전해 내려왔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 아버지는 평생 매사냥에 빠져 가족보다 매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지만 상원씨는 그게 싫어 참매 근처에는 가지도 않고 살았다.
그런데 영장이 나왔다. 3개월 후면 입대. 상원씨는 무형문화재가 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매사냥 이수자 하나 못 낸 아버지에게 영장이 나온 날 '매사냥을 전수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처음 3일간은 쳐다만 봤다. 손등에 올리는 것조차도 힘이 들었다. 밤에는 함께 잠을 잤다. 응사는 밤이나 낮이나 매와 떨어져서는 안 되고, 사람 많은 곳에 매를 데리고 나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낮에는 팔뚝에 기르고 밤에는 등불을 밝혀 기른다.
손밥 먹이기 등 훈련의 강도는 날마다 세진다. 참매 똥도 치워야 하고, 참매 먹이가 되는 메추라기도 키워야 한다. 냄새도 너무 심하고 무엇보다 갓난아기처럼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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