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조리법은 굽기예요 당신은/ 여태 버리지 못한 아픈 기억/ 하나만 들고 오세요 (중략) 아픈 기억도 어쩌면 서두른 탓인지 몰라요/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기도 전에/ 너무 뜨거워진 당신을 들켜버린 건 아닌지"(추억을 위한 레시피)
광주 남구청 공무원 정경란(41.여.문화홍보과)씨가 등단 9년 만에 첫 시집을 발간했다.

정씨는 일상생활의 아픈 기억을 감성적으로 드러낸 시 51편을 엮은 시집 '추억을 위한 레시피'를 출간했다.

정씨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1년 광주매일 신문사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한 뒤 2004년 시 전문지 '시와 사람'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가 꽃피는 마을'을 비롯해 '땅끝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5일 "내 시는 감정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는, 세상을 보는 눈이다"며 "내 생각을 시로 표현할 때 오감이 풍부해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삶과 그 고통에 대해 주로 표현하고 싶다"며 "순수한 감정의 표현이 아닌 약간은 의도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집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신진숙씨는 "정씨의 시 세계는 세상의 근육과 근육 사이 텅 빈 공간, 그 속으로 파고드는 한 개의 '장침'처럼, '권태'와 '찬란'을 헤집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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