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청장은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폭설에 맞서 교통대란을 해결하려면 국민이 적극적으로 뒷길 제설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태료 부과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내 집 앞 눈을 깨끗이 치우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고자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청장은 또 부산 초고층 건물 화재를 계기로 15층 이상 올라가는 사다리차와 물포를 발사하는 소방헬기 등 첨단 소방장비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백두산에 화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화산 폭발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박 청장과 문답.
--국민의 반발을 무릅쓰고 제설 의무 불이행 과태료를 부과하려는 이유는.
▲현재도 자연재해대책법 제27조에 집 앞 눈을 치우도록 하는 의무 규정이 있지만 처벌규정이 없어 사문화됐다. 이번에 과태료 규정을 마련해 실효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동안 국가정책조정회의와 타당성 용역, 법무 전문기관 자문, 공청회를 거치며 신중히 검토했다.
이제는 국민 개개인이 '내 집 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과태료를 부과하려는 것은 국민에게 재정적인 부담을 주기보다는 내 집 앞 눈을 깨끗이 청소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1월 과태료 부과 방침을 처음 밝힌 직후 일부 지역에서 눈 치우기 실태 조사를 했는데 국민의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과태료는 국민에게 눈을 치워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고 이웃에게는 눈을 치우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국가가 뒷길 제설 의무를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는데.
▲기후변화로 폭설이 빈발하고 강설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가 뒷길에 쌓인 눈까지 치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눈은 열 집 중 아홉 집이 치워도 한 집만 치우지 않으면 일대 교통을 마비시켜 폭설이 내렸을 때는 제설작업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맞벌이 부부 등은 눈을 치우는 것이 사실상 힘들지 않나.
▲시간이 없어서 눈을 치우지 못하는 사람은 구청에 비용을 대고 눈을 대신 치워달라고 신청하거나 아르바이트 인력을 쓰면 된다.
미국 등은 미관상 이유로 잔디를 깎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잔디 깎을 시간이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동원해서라도 깎는다.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 등 다수 거주자가 있는 건물은 어떻게 책임을 가리나.
▲과태료는 도시계획지역 내 건축물에만 부과된다. 공동 사용자가 있는 건물에는 책임을 점유자별로 균등 배분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
--눈 치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에 불이익을 주기로 한 취지는.
▲지난 1월 서울에 폭설이 왔을 때 대부분 구청이 주요 도로의 눈을 잘 치웠지만 일부 구청이 그렇게 하지 않아 교통이 마비된 적이 있다. 주민에게 집 앞 눈을 치우라고 하면서 구청이 큰길 치우는 것을 게을리하게 할 순 없다.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계기로 초고층 건물 화재에 대한 우려가 큰데.
▲초고층 건물 화재에 대비해 15층 이상 올라가는 사다리차와 물포를 장착한 헬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초고층 건물 화재는 소방장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건물이 자체적으로 스프링클러와 비상구, 방화문 등 소방 능력을 갖춰야 막을 수 있다. 고층 건물의 소방안전 관리 의무를 강화한 '초고층 및 지하연계 건축물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지만 이 법은 50층 이상 건물만 대상으로 해 20∼49층짜리에 대한 대책은 없다.
건물의 소방시설 규제를 강화하기란 쉽지 않아 국회 차원에서 중층 건물의 소방 안전을 높일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백두산 폭발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화산이 폭발해도 물이나 불,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겠지만 화산재로 항공 물류 피해가 우려된다. 화산은 폭발하기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소방방재청에 이에 대비한 전담반도 구성해 놓아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인천 송도에서 25∼28일 열리는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의 주요 의제는 무엇인가.
▲아시아인들이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나누는 국제협력의 플랫폼이 인천에 만들어진다. 우리나라는 지진재해예측 시스템, 일본은 인공위성 활용법, 중국은 황사 예방대책 등 재난방지 기술을 무상으로 내놓고 공유하게 된다.
이 기구는 아시아 약소국에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제 구호조직을 운영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최근 몰디브를 방문했는데 어떤 지원을 할 예정인가.
▲몰디브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다. 식수원 보호와 토양 침식방지 기술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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