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서울 강서경찰서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부유층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금품을 턴 혐의(특수강도)로 이모(55)씨를 구속하고 이씨의 부인 최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6일 밤 11시30분께 강서구 화곡동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이모(60.여)씨에게 수면제를 탄 맥주를 먹여 재운 뒤 1천여만원의 금품을 터는 등 올 8월부터 같은 방법으로 3명의 부녀자에게서 2천200여만원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나이트클럽에서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귀금속으로 치장한 부유층 여성들만 골라 '부킹'을 요청했으며, 함께 춤을 추며 환심을 산 뒤 남들의 눈을 피해 몰래 맥주에 수면제를 넣었다.

이후 이씨가 정신을 잃은 여성을 부축해 밖으로 나오면 최씨가 인근에 주차해 둔 차 안에서 대기하다 여성의 귀금속과 지갑을 챙기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 부부는 다른 두 명의 여성은 금품을 챙기고서 나이트클럽 인근에 내버려뒀으나, 피해자 이씨의 경우 차에 태우고 동대문과 경기 성남 등을 돌며 이씨 신용카드로 370여만원 어치의 물품을 구입한 뒤 7일 새벽 경기 광주의 한 인적 드문 고갯길에 이씨를 버려두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이씨는 이 사실을 집에서 알게 될까 두려워 신고를 꺼렸으나 결국 9일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고백하고 경찰에 신고해 이씨 부부의 범행이 드러났다.

이씨 부부는 지난 18일 경기도 부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여성의 금품을 털려다 현장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 검거됐다.

조사결과 마약 복용으로 징역을 살고 2001년 출소한 이씨는 2년 뒤 교회에서 만난 최씨와 결혼한 뒤 노점상으로 벌이를 해왔으나 올해 들어 장사가 안돼 생활고에 시달리자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시내 나이트클럽을 돌며 피해자가 더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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