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돼 단체교섭이 시작되면서 선거 등을 의식해 정치적 판단을 하는 기관장과 한몫 챙기려는 노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불합리한 노사 관행이 형성됐는데, 이를 내버려두면 고질병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인식이 깔린 것이다.
22일 노동부에 따르면 손영태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위원장의 혐의는 비교섭 사안인 임용권 개입과 불법인 유급 전임자 조항 등을 지부 2곳의 단체협약에 방치하고 시정명령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이 같은 단체협약 내용은 전남 무안군청 지부와 전북 전주시청 지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다수 공무원 노사관계에서 드러나는 전형적 병폐로 간주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 3월 112개 공무원 단체협약의 1만4천915개 조항을 분석한 결과에서 22.4％에 해당하는 3천344개 조항이 현행법을 위반하거나 사회적 합의의 도를 넘어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법령ㆍ예산ㆍ조례 등에 반하는 단체협약에 우선 효력을 인정하거나 노조 간부의 유급 전임 허용,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 노조활동에 대한 사측의 경비 원조, 근무시간 중 조끼 등 단체복이나 머리띠 착용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직사회 노사관계는 지방선거 때문에 상당히 후진적"이라며 "민간 부문의 불합리한 노사관계는 시장의 판단을 받을 수 있지만 공직사회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이르면 26일부터 전국 지자체 노사의 단체협약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해당 지역 주민이 열람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동계에서는 자율이 존중돼야 할 단체협약을 둘러싸고 형사처벌까지 동원된 것은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정부의 보복성 행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해직 공무원 일부가 간부로 활동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공노를 법외노조화해 교섭권을 박탈하고 종전과 같은 노조활동이 불가능하도록 공무원 복무규정을 엄격하게 하는 조치와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손 위원장은 "단체협약은 노사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인데 자의적으로 시정을 명령하고 사법처리까지 들이댄다는 것은 명백한 지배ㆍ개입"이라며 "정부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데 대해 불만을 풀기 위해 일련의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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