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지역 건설업체들의 해외공사 실적을 조작해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A(51)씨를 붙잡아 수사중이다.
A씨는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말까지 해외에 있는 모 건설업체 대표와 짜고 국외의 관급.사급 공사에 국내 하도급업체를 끼워넣는 방법으로 해외공사 실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해외건설협회 직원 B(49)씨가 A씨로부터 돈을 받고 그 대가로 건설공사 실적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배임수재)를 밝혀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 충남지역 건설업체 2곳은 A씨로부터 해당 하도급업체 법인을 각각 8억원씩에 사들여 해외 공사수주 실적으로 해외건설협회에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사무실에서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건의 공사 계약서가 발견됐다"면서 "A씨는 국내 하도급업체에서 다시 현지에 있는 건설업체에 재하청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련 증거들로 볼 때 실제 발주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현지에 있는 하도급 업체에 지급했다고 주장하는 외화수표 역시 일련번호가 모두 같은 것으로 볼 때 가짜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 측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긴급회의를 열고 A씨가 제출한 17개 건설업체의 해외공사 실적 2천300억원에 대해 정지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건설협회에서는 해외 건설공사의 실제 수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설업체로부터 분기별로 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실제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등 실적을 신고받아야 함에도 B씨는 이 같은 업무를 소홀히 했다"면서 "B씨는 경찰에서 A씨로부터 받은 돈은 빌린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공사 실적은 전무하다시피 한 건설업체들이 갑자기 몇개월만에 해외에서 몇백억원의 공사를 수주했다며 관급 공사를 신청하자 대한건설협회에 진정이 잇따라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앞으로 해외 건설공사 수주 건에 대해서는 현지 실사를 벌이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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