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아서 별명은 '숏다리'이지만 꿈은 2ｍ가 넘는 키 큰애랍니다."
초등학생이 어른도 도전하기 힘든 소설집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광주 남초등학교 6학년 박한얼(12)양은 최근 소설집 '바이달린'(황금두뇌 펴냄)을 펴냈다.

바이달린은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하나뿐인 오빠마저 사고로 떠나보낸 주인공 달이가 바이올린으로 외로움을 치유하다가 어머니처럼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양은 일상을 탈출한 소녀의 모험 이야기를 담은 '나의 작은 동굴에서', 명랑한 초등학생들의 우정을 다룬 '화분' 등 3편의 소설을 180쪽 분량의 책에 담았다.

박양은 어린 시절부터 논술학원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글쓰는 것을 놀이'로 여길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소설집을 내게 된 과정은 이런 박양의 재능과 당찬 성격을 엿보게 한다.

박양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논술대회에 참가해 알게 된 당시 심사위원 고정욱 작가에게 자신의 소설을 읽어달라며 이메일을 보냈고, 소질을 알아본 고 작가는 출판사에 박양을 소개했다.

고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돌했다'고 박양의 어머니는 전했다.

지체장애 아동문학가로 잘 알려진 고 작가는 추천사에서 "이 책에 실린 세 작품은 아마 초등학생이 쓴 국내 최초의 본격 소설이 아닐까 싶다"며 "어린이의 글이 빠지기 쉬운 황당한 괴담이나 판타지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어 더 가상하다. 그 가능성 또한 무한해 큰 기대를 하게 한다"고 칭찬했다.

박양은 시쳇말로 '엄친딸'이다. 글쓰기는 물론 웅변, 노래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피아노 연주와 그림에도 소질이 있다.

성적도 최상위권인 박양은 지난해 1학기 전교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키가 작은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는 어머니의 말에도 박양은 "나도 이제 중학교에 가는 어엿한 숙녀인데, 어머니가 엉덩이를 그만 두드리셨으면 좋겠다"고 귀엽게 투정했다.

박양은 "마르고 키가 작아서 별명이 '이쑤시개', '숏다리'이지만 꿈만큼은 2ｍ가 넘는, 키 큰아이"라며 "앞으로 내가 직접 쓰고 그린 글ㆍ그림을 담은 책은 내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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