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임금금지 찬성하나 조합원 피해 없는 지원책 필요"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중공업 제18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노조 설립 이래 첫 연임 위원장으로 당선된 오종쇄(50) 현 노조위원장은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안정 속에서 권익을 높이라는 조합원의 바람이 반영된 선거"라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조선업계가 어려운 지금은 소통하고 협력하고 상생할 때"라며 "노사가 일치단결하면 지금의 위기는 돌파할 수 있고 일단 돌파하면 우리는 탄탄대로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 위원장과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은.
▲ 안정 속에서 권익을 높이라는 조합원 바람이 반영된 것 같다. 믿고 지지한 만큼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선거 기간 많은 조합원이 제기한 문제를 하나 둘 해결해 나갈 것이다.
-- 노조 역사상 첫 연임 노조위원장이 됐는데.
▲ 더욱더 잘하라고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 같다. 연임의 기쁨보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임금협상을 회사 측에 위임한 이후 결과와 내용에 상관없이 절차상 조합원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것에 조합원들로부터 꾸지람도 들었고 사과도 했다. 노조 집행과정에서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있다. 잘한 것을 자랑하기보다는 잘못한 것을 보완, 조합원에 다가서고 싶다. 선거기간 조합원들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시작할 생각이다.
--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 상대후보의 공격도 일부 조합원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지난 2년의 활동 속에서 조합원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부분과 그 부분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조합원들이 마음을 열어줘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 가장 중점을 둘 노조 현안은.
▲ 복수노조 및 전임자 임금 문제, 노동조합 휴양소 문제 등이다. 휴양소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면 회사가 적극 지원키로 약속해 협의 중이다. 연속성 있는 노조 사업을 일관되게 추진, 안정과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하는 선진복지 노조의 기틀을 다질 것이다.
-- 최근 논란 중인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에 대한 생각은.
▲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 금지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회사 임금을 받지 않아야 자율성이 확보되고 책임 있는 노조활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도 분명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합비 세입공제 등을 통해 조합비가 상승해도 조합원이 피해를 보지 않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 노조의 자립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13년 동안 이를 유예하면서 대응책이 없었다.
복수노조는 찬반을 떠나 부작용을 없애야 하는데 시행 전에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해결해야 한다.
-- 내년에 임단협은 어떻게.
▲ 정상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 올해 임협 위임으로 노조와 조합원 사이에 오해가 발생한 만큼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협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조선업계가 수주를 제대로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 지난 15년간 우리는 투쟁 대신 신뢰를 높여왔다. 이젠 소통, 협력하고 상생할 때다. 노사가 일치단결하면 지금의 위기는 돌파할 수 있으며 일단 돌파하면 우리 회사는 탄탄대로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노조가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등에 적극 동참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회사 역시 사람 중심의 경영방침을 통해 우리의 고용안정과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으로 본다. 일부 조합원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조합원을 같은 눈높이로 맞추고 설득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 조합원과 회사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 국내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지만 우리 회사를 비롯한 조선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노조, 회사, 그리고 기업이윤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살아나야 한다. 직면한 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내 것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노사가 긴밀히 협력하고 힘을 집중해야 한다. '소통과 공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이유다.
노사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가 꾸준히 마련돼야 하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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