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北, 위장평화공세-남남갈등 도모"
"비핵화 진정성 확인해야..정상회담 피할 이유없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3일 최근 북한의 잇단 대화제의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대한 위장평화공세이고 국내적으로는 남남갈등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회담을 통해 경제적 지원만 받아가려고 한 것을 보면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북한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회담을 전통문을 통해 제의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국제사회에 대한 위장평화공세이고 국내적으로는 남남갈등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의해 세차례에 걸쳐 국민들이 희생됐다. 그것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회담을 통해 경제적 지원만 받아가려고 한 것을 보면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남북대화가 이뤄지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 무언가 책임있는 조치가 있고 이제는 그런 도발행위를 더 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있어야 한다. 또 비핵화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게 되면 나머지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가 안보리에서 논의될 전망인데 우리 정부의 입장과 목표는.

▲지난 11월 한번 논의된 적이 있었는데 안보리 논의의 특성상 어느 국가가 소극적으로 나오면 결과물을 나타내가 어려운 상황이고 그 당시 결과문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관련국들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니까 그 결과를 보고 말씀드리겠다.

--북한의 얘기하는 UEP의 평화적 이용은 동의하기 어려운 것인가.

▲물론이다. 북한이 UEP에 대해 평화적 이용을 주장하려면 NPT(핵무기비확산조약) 체제의 일원이 돼야 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NPT에서 탈퇴했고 IAEA 안전조치에 대한 사찰도 없었으며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북한은 NPT에 복귀하고 IAEA의 이행 조치들을 다 받아들인 뒤 그런 얘기할 수 있다.

--결국 북한이 핵무기 만들려고 한다고 보면 되나.

▲그렇게 봐야한다. 북한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으로 보기는 어렵고 핵무기를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면 북한은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어왔는데 그런(이번에는 우라늄 핵무기 제조) 시도의 일환으로 생각한다.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과 핵무기 보유능력은 어떻게 보나.

▲아직 함북에서 구체적인 동향을 포착하고 있지 않지만 3차 핵실험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배제할 수 없다. 북한 핵능력은 추측할수 있는데 첩보, 정보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

--앞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될 경우 통일부와 외교부 역할을 어떻게 분담되나.

▲기본적으로 남북대화는 통일부가 당연히 하는 것이고 북한 핵문제는 외교부가 해야할 영역이라고 본다. 남북대화에서 핵문제가 의제화된다면 외교부가 다뤄야 한다고 본다. `대화트랙'은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동안 공정외교부라는 기치로 쇄신작업을 해왔는데 어느 정도 만족하나.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제 방침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이 6자회담과 관계없이 북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아마 원칙적인 언급으로 본다. 일본이 우리와 협의없이 그냥 북한과 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내일 마에하라 장관을 만나면 어떤 배경에서 말했는지 확인해보겠다.

--중국은 남북대화가 6자회담 재개보다 우선이라는 한국 입장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중국은 기본적으로 남북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남북에)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북한이 위장평화공세를 하는 것도 그런 면을 의식한 점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한중 수교한지 20년이 됐는데 중국과 관계는 계속 발전단계에 있다. 한번도 후퇴하거나 물러선 적이 없다. 중국과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분명한 공통된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 현 정부 들어 북한 문제를 갖고 중국과 솔직하게 속을 터놓고 얘기하는데 이것은 분명히 새로운 발전의 한 양상이라고 본다.

--일본 천황의 방한도 관심인데.

▲이미 초청문이 나가있고 천황이 한국을 방문하는게 남아있다. 일본도 천황이 어떻게 방문할지 많이 생각하는 것 같고 서로 고민할 부분이 있다. 방한이 이뤄지면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적으로 도서 반환이나 과거사 정리 문제에서 행동으로 진전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봐가면서 해나가야할 것이다.

--올해 6자회담 열릴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시기 문제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제의한 의제와 회담이 빨리 이뤄지고 거기서 진전이 있으면 나머지는 쉽게 풀리 것이다. 그런 부분들만 이뤄진다면 의외로 빨리 갈수 있지만 북한이 계속 `나몰라라' 한다면 쉽게 얘기할수 없다.

--앞으로 남북대화가 되지 않고 미국과 중국이 UEP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게 되면 우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그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외교부 입장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저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미국과 북한이 UEP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협의를 하겠다고 하면 괜찮나.

▲남북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확고한 방침이다. 우리와 철저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남북대화가 진행되면 북.미간 협상에 동의할수 있나.

▲UEP 문제는 꼭 북미간 문제가 아니고 6자회담 틀에서 이뤄질 것이다. 북한이 항상 우리하고 경제협력에 관한 대화를 하겠다고 하고 정치.군사적 대화는 미국과 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맞지 않다.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남북간에 풀자는 게 우리 입장이며 그것을 우회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 그리고 북한이 북.미.중 3자간에 평화협정을 서명하자는 것은 다시 60년전 휴전협정 서명 당시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 지금의 한국은 60년 전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결국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우리가 얼마든지 그럴 용의가 있고.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것을 해줄자세가 돼 있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하고 모든 것을 해결할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제시할 6자회담 재개의 구체적인 조건은.

▲한미일은 상당히 의견접근이 됐고. 러시아도 어느 정도 돼 있다. 중국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 등의 부분은 동의하고 있으나 북한의 입장을 조금 다르게 보기 때문에 논의할 부분이 있다.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5개 나라가 완전히 합의하기 전까지는 얘기하기 어렵다.

--재개조건이 합의되면 남북대화 채널을 통해 제시하나.

▲남북대화 채널을 통해서 할수도 있고 중국이 할수도 있다. 우리끼리 정하기 나름인데 남북이 (대화채널을 통해) 할수 있으면 제일 좋다.

--북한이 평화협정 얘기를 계속할 것 같은데.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얘기하는데 평화협정은 남북이 맺어야 한다. 평화협정이 되면 그것을 미국과 중국이 같이 참여하거나 보장하는 형태가 좋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과 북이 풀 얘기다. 북한이 지금 휴전선상에서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것이지, 미군과 대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북한이 이런 현실을 무슨 이유인지 받아들이지 않아 답답하다.

--북한이 대화에서 진정성을 보이게 할 방안은 없나. 정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푸는 방안은 어떤가.

▲진정성은 북한이 보여야 한다. 북한도 어떻게 해야할지 알 것이다. 정상회담은 지금 단계에서 얘기할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정상회담을 피할 이유는 없다.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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