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68)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24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17차 총회 특강에서 "ICC 활동으로 전쟁의 폐허 상에서 평화가 구축돼 가고 변화가 생겨나고 있어 용기를 얻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소장은 2003년 국제형사재판소의 초대 재판관을 지냈으며 올해 3월 제2대 소장으로 선출돼 한국인 최초로 국제사법기구 수장 자리에 올랐다.
송 소장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잔악한 범죄는 국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계속 발전해가고 있으며 `작은 씨앗'을 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정치인과 외교관들이 중대 범죄로 기소된 다른 정치인, 외교관을 피하기 시작했고 각국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희생자들은 법의 심판이 존재하므로 폭력에 의한 보복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고 자신을 공격한 사람들이 그러한 범죄 행위에 대해 단죄받을 거란 희망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정에서 불편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과거에 폭력 행위에 가담했던 이들이 `내가 왜 싸워야 했나' 하고 이유를 반문하게 됐고 이로 인해 전쟁 참여 명분이 약해진 것도 성과로 꼽았다.
송 소장은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전범, 반인류범죄, 대량학살에 대해 기소할 역량과 의지를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회원국이 110여개국에 이르지만 내 열망은 모든 국가들이 '로마 규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바람을 밝혔다.
또 "모든 국가들이 '로마 규정'에 참여한다고 해서 모든 잔악 행위 범죄가 ICC재판에 회부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로마 규정에 따라 각 국가는 자국에서 우선적으로 수사, 기소할 책임이 생기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송 소장은 강연 직후 가까운 미래에 미국이 '로마 규정'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미국을 회원국으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저희도 큰 과제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바마가 취임한 뒤 미국 행정부의 일반적인 태도가 변한 건 맞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당면 과제가 너무 많아 ICC 가입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미 상원을 설득해 충분한 숫자의 상원의원이 우리와 견해를 같이 하도록 만들려고 애쓰겠지만, 그렇게 하는 데 앞으로 수 년은 걸릴 것이라 본다"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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