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버뉴스) 박정식 기자 = "경영의 끝단인 현장을 체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CEO 공부이더군요."

대기업 사장이 신분을 숨기고 자신의 회사에 위장 취업해서 겪은 좌충우돌 상황들을 담은 미국의 인기 방송프로그램 '언더커버 보스'가 국내에도 방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의 영향일까. 최근 현장으로 나가는 경영자들이 늘고 있다.

이상휘 AIA생명 사장은 보험설계사와 세일즈매니저, 지점장 등 사내 세 가지의 일을 각각 하루씩 체험했다. 판매사원과 함께 영업을 나갔다가 자신의 실수로 다 됐던 계약이 미뤄진 일도 있었다.

베테랑 직원이 신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장소에 동석했는데, 이 사장이 고객의 입장에서 직원에게 질문을 했고, 직원이 답변을 우물쭈물하여 계약을 못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보험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계약하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부실 판매를 안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을 돌면서 고객의 불편도 몸소 느꼈다. 그는 "고객이 하나의 보험을 계약하기 위해 사인을 해야 하는 횟수가 정말 많더라", "고객이 지칠 수 있으므로 개선 방안을 강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하상기 하나HSBC생명 사장은 대전 고객지원 콜센터를 방문해 '일일 고객상담원' 체험을 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 고객들은 금융상품에 대해 전문가처럼 잘 알고 있더라"며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과거부터 계속해서 불만으로 지적되고 있는 보험 해약환급금 문제나, 계좌 이체 변경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등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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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식 기자  jeongsik@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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