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지법 선 부장판사 파문 관련으로 사회 각계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기업을 관리·감독해 살려야 할 법정관리인 대리와 감사 등에 형과 동창·후배 등을 임명한 것이 드러나면서 판사의 도덕성이 실추 된 것이다.

더군다나 애초에 채권자여서 부적절하다던 최씨를 굳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임한 것이 문제가 됐다. 공정하게 절차를 밟아도 이해관계만으로 잡음이 나올게 뻔한데 능력검증도 되지 않은 지인을 선임했다는 것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 믿을만한 사람’을 선임하는 이른바 ‘법조 관행’
지금껏 법원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법관과 친분이 있는 관계자들을 법정관리 기업의 관리인이나 감사로 선임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권력의 핵심에 있는 만큼 편의를 봐주거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재량권 행사로 충분히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공정성과 투명성도 그에 못지않다. 많은 사람들이 법정관리 기업의 관리인이나 감사에 선임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측근에 대한 특혜전형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줄 것이다.

이미지와 신뢰는 한방이다. 한 번 무너지면 두 번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 열 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책잡히는 세상에 그는 이번 의혹으로 경력에 큰 흠집을 내게 됐다.

관료사회가 강한 한국에서는 법조인 비리문제가 비일비재하다. 청탁의 대가로 사과박스와 떡값을 주고받는 모습들은 이미 드라마에서 흔히 묘사되는 장면이다. 그만큼 씁쓸한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법조인 비리가 어디 한 두 번인가. 대전 법조인사건,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등 드러나지 않은 공공연한 관행들까지 세세히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런 사건들은 조직의 추잡한 이면을 보여주며 재판의 신뢰성과 검사 및 정부에 대한 불신초래를 가져왔다.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윤리의식의 부재. 권력과 돈이면 만사형통이고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회. 제 식구 감싸기 식의 과거 검찰 수사는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유죄를 무죄로 만들어 버리는 등 사정기관으로서 자질과 자격을 갖추지 못했었다.

그만큼 비리 관련 법조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강도 감사는 이례적인 일이라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설령 금품수수 등 비리는 없었다 해도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지방법원의 제도적 문제 역시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정달해 인턴기자  autumn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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